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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과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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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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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코리아 / 최윤주 편집국장 ]


   
▲ 최윤주 편집국장
89년 12월 3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5공 청문회’에 섰다. 79년 12월 12일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후 1980년대를 총성으로 연 그가 80년대를 마감하는 마지막 날, 국민의 심판대에 선 건 역사의 장난 같은 아이러니였다.

청문회가 순조롭게 치러질 가능성은 애초부터 없었다. 국회의원의 질문권이 사전 봉쇄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청문회가 아니라 ‘전두환 대국민 연설’이었던 것.
연단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학살과 관련해 ‘자위권 발동’을 운운하자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평민당(민주당의 전신) 소속 의원들이 고함을 치며 앞으로 뛰쳐나갔고, 민정당 의원(새누리당의 전신)들이 삿대질과 몸싸움으로 대응했다.
이 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한 초선의원이 있었다. 그는 민정당 의원들을 향해 “전두환이 아직도 너희들 상전이냐?”며 소리쳤다. 소동이 계속돼 전두환이 퇴장하자 초선의원은 자신의 국회의원 명패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선언은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인 거짓말에 불과했다.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빼돌렸음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은 자신의 명의로 남겨져 있는 것은 29만원뿐이라며 전 재산 국가헌납은 커녕 재산은닉·비자금 조성혐의로 선고받은 추징금 중 1,673억 원을 아직까지 납부하지 않고 있다.

전두환 청문회장에서 명패까지 집어던지며 날선 분노를 토해낸 초선의원은 바로 노무현이다. 2003년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이 된 그는 퇴임 후 ‘포괄적 뇌물죄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2009년 5월 23일 투신자살했다.
그를 향한 검찰의 수사는 ‘일단 털고 보자’는 식이었다. 입증도 되지 않은 혐의내용을 실시간으로 언론에 공개하며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도덕성’을 지켜온 전직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뇌물수수와 연관된 검찰의 표적수사는 결국 구체적인 정황은 하나도 밝혀내지 못한 채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큰 상처만 남기고 종결됐다.
뇌물을 받은 적도 없고 차명계좌를 만든 적도 없는 전직 대통령은 검찰의 표적수사에 걸려 모진 모욕을 당하다가 오욕의 굴레를 죽음으로 끊어냈다.

반면,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숨긴 것이 명백한 또 다른 전직대통령은 16년간 그 흔한(?) 검찰수사 한 번 제대로 받지 않은 채 편안히 살다가 드디어 1,673억 원을 합법적으로 꿀꺽할 수 있는 ‘먹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가 빼돌린 나랏돈을 돌려받을 시효가 불과 넉 달밖에 남지 않았다. 뻔뻔하게 29만원밖에 없다던 그의 아들은 조세 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자금을 운영한 정황이 드러났다. 16년 째 추징금 1,673억 원을 내지 않은 그의 네 자녀의 재산은 2,000억 원을 가볍게 넘긴다.
대한민국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듯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

정의를 짓밟고 독재에 항거한 무고한 시민들을 살육하고 국민의 피같은 혈세로 제 주머니를 채운 독재정권의 부정축재를 비호한다면, 검찰도 정부도 국민을 상대로 희대의 사기극을 벌인 공범자가 되고 말 것이다.

1989년 12월 31일, 한 명은 청문회 스타로, 한 명의 역사의 죄인으로 국민 앞에 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이들의 상반된 운명은 너무나 비극적인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현대사를 그대로 대변한다.

24년 전, 청문회장을 빠져 나가는 전두환에게 두 주먹 불끈 쥐고 “국민의 비난을 누가 책임질 겁니까?”며 울분을 토해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유난히 그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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