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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제 해법은 '6·15 정신'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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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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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중앙일보 <시론> /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


오클라호마주를 강타한 토네이도는 무서운 광풍이었다. 시속 200마일의 광풍이 무어시를 관통하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내고 초등학교와 주택과 상점을 덮쳤다. 세찬 바람, 거기서 울부짖던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눈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이 좋은 계절에 무슨 자연의 변고인지.

지난 100여 일 동안 한반도에도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광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2월 중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시작된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3월부터 시작된 한미 독수리 훈련과 3월11일부터 21일 사이에 있은 키 리졸브 훈련으로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 훈련에 맞서 북한이 전쟁 불사를 외치면서 한반도에 전쟁 토네이도가 엄습한 분위기였다.

특별히 키 리졸브 훈련은 미국의 각종 신형무기가 총출동한 대규모 훈련이었다. 여기에 당황한 북한이 이것은 방어가 아니라 선제공격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정전협정 폐기, 남북한 직통전화 단절,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 철수 등 단계적으로 대응수위를 높여 가고 있었다.

그와 같은 대치상황에서 북측이 만일 크든 작든 무력도발을 감행하기만 했다면 전쟁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으나 다행히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고비를 넘기기는 했지만 남북 간 신뢰관계는 크게 금이 갔고 화해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은 광풍을 못 이겨 쓰러지고 말았다.

한미군사훈련이 4월말로 끝나면서 남북이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던 것은 5 월7일의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보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만한 어떤 유인책도, 개성공단을 복원시킬 어떤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그저 외교적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이 동맹관계를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요즘의 화두로 치면 갑, 을의 관계에서 을이 자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도 아무런 결과물을 도출해 내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수행했던 청와대 대변인이 벌인 희대의 성추행 사건으로 회담의 성과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한 나라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을 모시고 나간 첫 번째 해외순방에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추태를 저질렀으니 나라 안팎이 시끄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은 5월 한 달 내내 한반도에 불어 닥친 또 하나의 토네이도였다. 정권 퇴진 주장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그럴 수도 있는 대형 사건이었다.

윤창중 사건에 앞서 전 법무차관이 관련된 희한한 성추문사건 등도 벌어지고 있었는데 지도층이 관련된 이런 작태들 앞에 할 말을 잊는다. 전쟁의 광풍으로부터 성추문의 광풍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는 한반도다.

지금 한반도 위기의 핵심은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북한이 정권 실세 최룡해를 급히 중국에 특사로 파견하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 달 26일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남과 북이 동맹국인 미국이나 중국에만 의존하지 말고 먼저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일이다. 민족 간에 하루 속히 적대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하고, 갈등과 증오를 화해와 공존으로 바꾸는 6·15 정신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한반도의 이 거센 광풍을 잡을 길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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