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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는 요구하는 자의 몫
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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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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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중앙일보 / 차주범 민권센터 교육부장 ]

예상대로 상원에 계류 중인 이민개혁 법안에 수정안이 쏟아졌다. 여러 의원이 300여 개에 육박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법안을 개선하려는 요구와 이에 맞서 단속과 국경수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각각 담겨있다.

이민개혁 방향을 놓고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입장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형국이다. 공화당 이민개혁 반대파 의원들은 수정안 제출을 그들의 야심 찬 계획의 도구로 이용한다. 법안 심의와 의결을 지체하거나 아예 사장시키려는 무기로 사용한다.

수정안 중엔 법안 원안에서 미진했던 조항을 개선하려는 내용도 있다. 예를 들어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서류미비자 합법화 자격조건을 원안의 2011년 12월 31일 이전 거주자에서 법 시행 시점으로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리처드 블루멘탈(민주·커네티컷) 의원은 이민자의 인권이 보장되도록 이민법 집행절차를 개선하는 안을 제출했다.

반면에 이민개혁의 근본을 뒤흔드는 수정안을 들이민 의원도 있다. 본인도 히스패닉계지만 엄청난 반이민 성향인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의원은 서류미비자의 향후 시민권 취득을 봉쇄하는 안을 내놓았다.

가장 중요한 수정안 추진은 마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원안에서 폐기시켰던 가족초청 범주를 복원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초당적 '8인 위원회' 합의로 마련된 이민개혁 법안이 상정되자 이민자 단체들은 가족초청 축소 안에 강력히 반발했다. 그 결과 히로노 의원이 앞장서 가족초청 제도를 기존의 틀로 유지하는 수정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가족초청 축소 안은 타협의 산물이다. 영주권자 배우자와 자녀 초청을 시민권자의 그것과 동일한 속도로 처리해 적체를 줄이는 대신 형제자매와 시민권자 31세 이상 기혼자녀 초청은 없애겠다는 맞교환이다.

영주권 직계가족의 편의를 봐주는 듯 하지만 실제로 수요가 많고 가장 적체가 극심한 범주는 형제자매 초청이다. 영주권자 직계가족 범주는 느리더라도 결국 처리가 된다. 그런데 두 가지의 가족초청 범주를 통째로 없애는 것은 되로 받고 말로 주는 밑지는 장사다. 반이민 세력들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가족초청 비자 축소를 둘러싼 쟁점은 서류미비자 합법화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이다. 일전에도 밝혔지만 가족재결합을 넘어 향후 미국의 미래상과 밀접하게 연동된 문제다.

이전까지 국가별 할당제였던 미국의 이민제도는 1965년 이민법 개정으로 가족초청을 도입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후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안계 등 유색 인종 이민자들이 미국에 본격 유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인 커뮤니티도 이민역사 100년이라 하지만 실재 성장은 60년대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미군과 결혼한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가족초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과 이민자의 광범한 지지로 대통령 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이런 선거결과는 공화당과 반이민 세력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들은 이민 유권자 숫자의 확대를 두려워한다.

이민개혁 논의에서 서류미비자의 시민권 취득을 반대하고 가족초청을 축소하려는 시도가 이런 정치적 배경을 바탕에 깔고 있다. 동시에 공화당으로선 이민개혁을 전면 반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하면 선거에서 이민자 커뮤니티로부터 단호한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다. 히스패닉계로 떠오르는 신성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이 8인 위원회의 일원으로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마바 대통령과 슈머 의원 등 이민개혁을 이끄는 민주당 지도부는 집안단속을 시작했다. 얼마 전 오바마는 히스패닉계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나친 법안 수정 요구의 자제를 요청했다. 공화당 반발로 전체 판이 깨져 이민개혁이 물 건너 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허약한 플레이어인 민주당 현실 정치인의 논리다. 풀뿌리 대중 캠페인을 수행하는 단체와 이민자들은 법안을 긍정의 방향으로 이끄는 수정안을 강력하게 주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이민개혁 수정안 논의의 저울대가 평행을 맞춘다. 권리는 요구하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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