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지...

▲ 이규철 편집위원

미주한인 뷰티서플라이 소매상인들을 대표하는 ‘미주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NBSDA)’는 4년 전 뉴저지 주에 ‘NBSDA(약칭)’ 명칭으로 비영리단체 등록을 마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후 협회는 뉴저지에서 4번에 걸쳐 NBSDA ‘Trade Show’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바 있다. Trade Show의 수익금덕분에 협회는 재정자립의 터전을 닦았다.
그동안 내실을 다지며 조용하게 운영되던 미주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가 지난 1월 27일 유중현 총회장 권한 대행이 차기회장에 당선된 이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거후유증이 아니라 차기회장으로 당선된 유중현 씨의 회칙을 뛰어넘는 독선적인 운영방식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여하튼 NBSDA는 지난 1월 27일 뉴저지에서 차기 총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이날 선거에서 유중현 후보자는 박인구 후보를 4표 차이로 누르고 차기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를 둘러싼 별다른 후유증은 표출되지 않았다. 후보자로 나선 박인구 씨가 유중현 씨에게 4표라는 근소한 표 차이로 낙선을 했지만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단은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임기 1년 이상이 남아있는 엄재학 이사장이 자진사퇴이라는 카드를 던지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엄재학 이사장은 자신이 자진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든 이유에 대해 그동안 협회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당시 총회장 권한대행 직을 맡고 있던 유중현 씨와 상당한 마찰을 빚어왔다고 주장했다.
회칙이 무시되고 독선적인 주장을 앞세우는 유중현 총회장과는 함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자신이 사퇴한다면 더 이상 이사장과 총회장이 갈등을 빚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협회발전을 위해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에 자진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는 회칙대로를 주장하는 엄 이사장의 생각과는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회칙에는 ‘이사장 유고시 부이사장이 이사장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고, 90일 이내에 부이사장을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차기회장으로 당선된 유중현 씨는 ‘이사장의 자진사퇴는 유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 때문에 엉뚱하게도 부이사장의 이사장직 승계가 아닌 신임이사장 선출을 위한 선거준비를 선관위원장에게 요청하기에 이른다. 그러자 부이사장까지 유중현 차기회장 당선자의 회칙 무시 사태를 지켜보며 자진사퇴를 선언하게 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번에는 상임이사 중 최 연장자가 이사장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회칙을 무시하고 이사장 직무대행이 갖고 있는 상임이사회 소집권을 회장 당선자 자신이 행사하며 갈등을 일으킨 것이다. NBSDA 역사상 이사장과 부이사장 자리 모두가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에서 자신이 소집한 상임이사회에서 이들의 사임을 수리하고 새로운 이사장 선출하겠다는 선거를 공시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유중현 회장 당선자가 협회의 이사들은 물론 관계자들을 아연 실색하게 만든 일을 이미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 회장 당선 이후 그를 둘러싼 NBSDA 주변에서는 협회의 공식 명칭인 NBSDA를 NFBS로 변경해 텍사스 주에 새로운 단체로 등록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그동안 나돌았지만 관계자들은 설마 했다. 그런데 그동안 나돌던 소문이 단지 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유중현 회장 당선자는 이미 협회의 명칭을 바꿔 지난 2월 26일 텍사스 주에 단체등록을 마친 것이 확인됐다.

어디 그뿐인가?
이미 텍사스 주에 등록신고를 마치고, 오는 5월 5일 열릴 총회에 ‘협회명칭변경을 위한 회칙개정안’을 상정하고 있으니 이사들을 비롯한 회원들이 분기탱천하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텍사스 주에 등록된 NFBS라는 단체의 법적이사는 유중현, 한규열, 박노훈 3인에 불과하다. 법률적으로 볼 때 미주 4000여 한인뷰티서플라이 소매상인을 대표한다는 NFBS의 주인은 이사(Director)로 표기된 이들 3인인 셈이다.
그 때문이었을까? 필자와 인터뷰 도중에서 수차례 반복하던 “법대로 하라고 하세요!”를 강조하던 이유가...

사실 그동안 뉴저지 주에 등록된 NBSDA의 모습 역시 이번에 새로 설립된 NFBS라는 단체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4천여 미주한인뷰티서플라이 소매상인들을 대표하는 이사로 70여명이 구성되었다고 하나, 단체의 법적이사는 손지용, 주부호, 유중현 3인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여하튼 유중현 회장 당선자는 텍사스에 NFBS라는 또 다른 이름의 단체를 등록한 이유를 회계문제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4년간 NBSDA가 개최해온 Trade Show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에 대한 세금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그동안 NBSDA가 비영리단체로서의 세무신고(보고)를 성실히 해왔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렇다면 그동안 관계자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허언이었다는 말일까?
만약 그동안 펼친 그들의 성실한 세금신고 주장이 허언 불과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회원은 물론 뷰티 업계 관계자들은 기만한 꼴이니 말이다.

하지만 정부의 세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선 처리 후 총회의결이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단체의 명칭을 바꾸고, 다른 주로 단체 등록지를 옮기는 등의 방식으로 그동안 협회가 자행한 탈세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는 위험한 발상이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오는 7월이면 또 다른 Trade Show를 개최할 예정으로 한인 모발수입업자들을 찾아 동분서주 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과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지켜볼 일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