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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중단’ 철회를 요구한다
박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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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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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 재일교포, 히타치제작소 근무 ]

다음은 요코하마시 도츠카(戸塚)구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박종석 씨가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조선학교 보조금 중단 결정에 대해, 구로이와 유지(黒岩祐治) 가나가와현 지사에게 보낸 항의문 전문이다. -편집자 주.


저는 요코하마시 도츠카(戸塚)구에 거주하는 재일한국인입니다.
1970년 저는 국적을 이유로 히타치제작소에서 채용을 취소당했습니다. 그러나 요코하마 지방법원에 제소하여 1974년 국적에 의한 취직(민족)차별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고 전면 승리한 바 있습니다. 그 후, 저는 히타치제작소에서 일하며 동일본대지진과 히타치와 도시바가 만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2011년에 정년퇴직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히타치제작소에서 촉탁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재판은 히타치(취직차별재판)투쟁으로 명명되어 일본 교과서에도 기술되어 있습니다. 요코하마 지법에서의 승리 판결은 국적을 이유로 취직할 수 없었던 청년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었고, 그 때까지 닫혀있던 변호사, 공무원, 교사로 가는 문호가 열렸습니다. 또한, 동시에, 외국국적 주민에게 제한되어 있던 아동 수당, 공영주택 입주, 금융공채매입 등 다양한 권리를 쟁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무원의 문호도 확대되었으나, 채용된 외국국적 공무원은 아직도 단지 나라의 견해라는 이른바 ‘당연의 법리’라는 두꺼운 벽에 막혀 인허가 직무와 결재권이 있는 관리직 업무는 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외국국적 교사는 비상근으로 취급하며 정식 교원이나 관리직이 될 수 없습니다.

일본은 1910년 한반도를 식민지화 하였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70년 가까이 지났으나, 현 내에서 일본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외국국적 주민은 일본인의 하청을 받는 ‘2급 시민’이라는, 부당하고 부조리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구로이와 가나가와현 지사는 2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북조선의 핵실험을 계기로 현 내의 조선학교 5개교에 대한 보조금 약 6300만 엔에 대해, 2013년도 예산안 편성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표명하면서,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 속에서 3차 핵실험이 강행되었다. 이 이상 보조금을 계속하는 것은 현민(縣民)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전후 7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일본은 희생되었던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와 일본 민중에 대한 전쟁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청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모순과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식민지 지배에 의해 재일(在日)할 수밖에 없었고 일본사회로부터 부당한 차별과 억압을 참아내며 생활하고 있는 (고령이 된) 조선인, 그 후손들의 교육과 핵실험, 납치문제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지사가 왜 핵실험과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을 연결 짓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치즘의 유대인 배척을 연상시키는 외국국적 주민, 특히 조선인에 대한 배척 운동이 도쿄의 한복판에서 들끓고 있고, 공안은 이들을 규제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구로이와 지사의 ‘보조금 중단’ 발언은 이 배척운동을 더욱 조장하는 것입니다. 양식 있는 일본인 여러분, 이러한 사태를 묵인해도 좋다는 말입니까.

원래 한반도를 식민지화하고 한국전쟁에서 남북이 분단된 것도 미국, 러시아, 중국을 비롯한 패권국과 한국전쟁에서 경제부흥을 달성한 일본이 아니었던 지요.

‘이 이상 보조금을 계속하는 것은 (가나가와)현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라고 발언했으나, 현민이란 누구를 지칭하는 것입니까. 가나가와현은 중화가(요코하마)와 코리아타운(가와사키)이 있으며, 많은 외국국적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외국국적 주민도 같은 현민 입니다.

‘현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면, 구로이와 지사 스스로 약자인 외국국적 주민의 입장이 되어 현민을 납득시켜야만 합니다. 그것이 국제도시, 가나가와와 요코하마를 안고 있는 지자체 수장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조선의 핵실험과 관계없는 조선인 아이들이 배우는 민족학교에 대한 보조금 중단, 고교무상화 대상에서의 제외는 민족차별 그 자체이며 이는 조선인을 ‘2급 시민 취급’한 전쟁 전의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시대와 다를 바 없습니다.

가나가와 현청 근방에 위치한 요코하마 지법은 국적을 이유로 한 히타치제작소의 채용 취소는 위법이라고 판단하고 대기업의 취직 차별을 단죄하였습니다. 이 승리 판결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였던 조선인의 인권 의식을 높이고 그 후 인권 획득운동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히타치 투쟁은 많은 일본인(청년)들이 함께 하였고 일본의 전쟁 책임을 물었습니다. 일본과 한반도, 그리고 아시아와의 미래의 바람직한 관계를 직시하고 우리들의 바람직한 인간성과 삶의 태도를 추구하였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일본인 주민들과 함께 열린 지역사회를 추구하며, 구로이와지사의 ‘조선학교의 보조금 중단’의 즉각적인 철회와 고교무상화 적용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제공 : 지구촌동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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