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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선학교의 위상정립과 ‘고교무상화교육’ 실현의 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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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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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육내용을 불문하고 고교 수업료를 무상화하겠다는 이른바 ‘고교무상화교육’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2009년 일본 민주당 정부가 중의원선거에서 ‘일본 전국 공립 고등학교에 대한 수업료 무상화와 취학지원금 지급’을 공약한 후, 2010년 4월부터 시행된 법률에 의한 것이었다. 당시 문부과학성은 시행규칙에 외국인학교도 지원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일본정부는 ‘중대한 법령 위반 시 무상화 조치를 취소하고, 교육 내용에 문제점이 있을 경우 일본의 정치·경제 교과서를 교재로 하는 등 자주적인 개선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심사규정을 마련해 재일 조선학교에 이를 적용했다.

일본의 양식 있는 시민단체들의 조선학교에 대한 ‘고교무상화’ 배제 반대와 2005년부터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는 UN인권위원회의 조선학교 차별시정 권고에도 불구하고, 2011년 2월 다카키 요시아키(高木義明) 문부과학상은 재일 조선학교에 대해 수업료 무상화 방침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민당보다 전향적이라고 기대했던 일본 민주당 정권도 일본 내 우익세력의 반대 목소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사회의 과거 역사에 대한 직시와 각성이 없는 태도,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일본정부의 재일조선인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변화는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현재 재일 조선학교는 10개 학교에 1,80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 광복 후 재일동포들에 의해 설립된 재일 조선학교는 1957년 이후 북한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은 연유로 ‘총련학교’로 불렸다.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낸 김충환 전 의원이 “조선학교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총련계 학교가 된 것에는 해방이후 재일동포들에 대해 보여준 우리정부의 일관된 기민정책(棄民政策)에도 큰 책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조선학교가 ‘북한 편향적’일 거라는 일부의 시각과는 달리 민족교육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조선학교에 대한 북한의 지원과 영향력도 미미한 실정이다. 재일동포사회에서도 이제 조선학교는 이념대립의 장이 아닌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교육의 장이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런 조선학교에 대해 일본정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포격사건을 빌미로 조선학교에 대해 ‘고교무상화’ 조치에서 배제시키고 있다.

재일교포전문가들은 남북한의 극한대립으로 이념대립의 대리전이 돼 왔던 재일교포사회의 민단과 조총련은 이제 갈등을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일 조선학교가 폐쇄될 것을 가장 반기는 쪽은 일본이다.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저당 잡힌 조선학교의 재산은 폐교될 경우 일본정부에 귀속될 가능성이 크고, ‘반일적(反日的)’ 교육을 한다는 명분으로 민족교육의 산실역할을 하는 조선학교를 약화시킴으로써 재일동포의 일본으로의 귀화나 동화정책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감정과 선입견만으로 조선학교를 배척하고 외면하는 것은 너무도 유치한 행위에 불과하며 민족의 자산을 스스로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일본정부의 꼼수에 가까운 정책을 바로잡는 길은 조선학교에 대한 우리정부의 부정적 시각과 편견부터 없애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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