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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에 대한 외교력 강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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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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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 유신모 워싱턴 특파원 ]


   
▲ 유신모 특파원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주는 전 지구적 이벤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에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대선이 세계의 대선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모든 관심은 다음달 6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지, 아니면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가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하지만 이날은 미국의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의 권력지형도 정해지는 날이다. 이날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새로 선출하는 동시에 435명의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3명, 그리고 주지사 11명도 새로 뽑는다.

미국에서 2년마다 한번씩 치러지는 연방의원 선거는 어떤 면에서는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 미국 정치의 속성과 국내외 정책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지켜본 사람이면 누구나 행정부와 대통령의 권력보다 의회의 권력이 더 넓고 포괄적이며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작동하는 미국의 민주주의는 행정부의 정책 결정이 의회의 동의를 거쳐 이뤄지도록 돼 있다. 대통령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이를 승인해주지 않으면 정책으로 구현될 수 없다.

오바마는 2009년 보기 드물게 상·하 양원을 모두 여당이 장악한 가운데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2년 뒤 중간선거에서 오바마는 하원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 빼앗기고 상원에서는 간신히 과반을 유지하는 패배를 당했다. 이후 오바마의 개혁적 정책에는 급제동이 걸렸고 그의 집권 후반기는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다.

현재 판세로는 이번 의회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상원 선거는 누가 다수당이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만약 오바마가 이번 대선을 이기더라도 의회 권력을 공화당에 넘겨준다면 앞으로 4년의 임기 동안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태에서 롬니가 대통령이 된다해도 롬니 행정부 역시 의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순풍에 돛을 단 듯 국정운영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의회선거가 여느 때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내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강경 보수세력 ‘티파티’는 롬니를 ‘사쿠라’로 취급한다. 중도적 성향의 롬니가 대선에서 이겨도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해줄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티파티에 ‘롬니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티파티는 대선보다 의회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티파티 계열의 의원들을 워싱턴에 많이 진출시켜 의회 권력을 강화한 뒤 자신들의 이상에 맞지 않는 정책을 추구하는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의도다. 이번 선거에서 티파티가 약진을 한다면 의회의 권력지형이 매우 복잡해지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향후 국정 운영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암초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미국의 대선이 끝난 이후 새롭게 펼쳐질 한·미 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의 대미 외교는 그동안 미국의 행정부를 향한 외교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미 관계의 현안들이 대부분 미 의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의회를 대상으로 한 외교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의회 외교는 행정부 외교와는 달리 상대역이 없이 인맥과 친분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렵고 시간도 많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의회 외교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더 많이 배치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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