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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참정권 법제화를 위한 정책토론회』토론문(1)재외국민 참정권 법제화의 필요성
송석원 경희대교수  |  admin@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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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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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외국민 참정권 법제화의 필요성

1) 한국국민, 재외국민, 한국인

* 한 인간의 아이덴티티는 민족(ethnicity)과 국적(nationality)의 두 요소에 의해 구성된다. 민족 아이덴티티는 다시 ‘혈통’과 ‘문화’로 나뉘어 진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등과 같은 호칭을 사용할 때, 이들 호칭에는 소여로서 ‘혈통’과 ‘문화’로 대표되는 민족 아이덴티티와 국적 아이덴티티가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 일찍이 후쿠오카 야스노리(福岡安則)는 재일한국/조선인의 아이덴티티를 연구하는 가운데, ‘혈통’, ‘문화’, ‘국적’ 등 세 가지의 요소를 가지고 ‘일본인’에서 ‘비일본인’까지를 유형화한 바 있다. 이를 원용하여 한국인을 유형화하면 다음의 <표 1>과 같다.

<표 1> ‘한국인’의 유형화

유 형

1

2

3

4

5

6

7

8

혈 통

+

+

+

-

+

-

-

-

문 화

+

+

-

+

-

+

-

-

국 적

+

-

+

+

-

-

+

-


주) 혈통에서의 +는 소위 ‘한민족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는 계승하고 있지 않다는 것, 곧 다른 민족의 혈통이라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문화에서의 +는 언어, 가치관, 생활습관, 생활양식 등 한국문화를 내면화하고 있다는 것을, -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국적에서의 +는 한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다.
* 출처 : 福岡安則, 『在日韓國, 朝鮮人 : 若い世代のアイデンティティ』(東京: 中央公論社, 1993), p.4를 재구성한 것임.

* <표 1>의 설명
* 【유형 1】은 한민족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고, 문화면으로도 한국문화를 내면화하고 있는 사람들로서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국인이란 대부분의 경우 이 유형에 해당된다. 물론 이들은 한국 국내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을 벗어나 외국에서 장기체류하거나 혹은 외국의 영주권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압도적인 다수가 한국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으면서 한국국적을 보유한 한국문화와 혈통을 계승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 【유형 2】는 한국인의 혈통과 문화적 전통을 내면화하고는 있지만,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원래 한국인이었던 것이 이민 혹은 결혼이나 장기체류 등의 이유로 한국국적을 벗어나 타국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이다. 여전히 한국의 문화적 전통을 내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민 1세가 주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 【유형 3】은 한국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고, 또 한국국적도 보유하고 있지만, 문화면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내면화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로서 해외에서 성장한 한국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해외귀국자녀들도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한경구가 전하는 수잔의 남편이 이 유형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수잔의 남편은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재미한인 1.5세로 한국 사람이지만, 수잔의 동생 에스더의 미국인 남편 로버트보다도 한국어를 못하고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으며, 심지어 김치도 로버트가 더 잘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잔과 에스더의 부모는 한국 사람을 사위(수잔의 남편)로 맞았다고 모두 좋아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에스더의 남편 로버트는 수잔의 남편보다도 한국의 문화에 더욱더 높은 친화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과정에서 한국인이 아니라는 점이 에스더의 부모에게 유쾌한 기분을 주지 못하였다. 여하튼, 수잔의 남편은 한국국적과 한국인의 혈통은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를 내면화하지 못한, 혹은 내면화의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태이다.
* 【유형 4】는 한국의 문화적 전통을 내면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적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한민족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다. 원래 외국인이었으나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 【유형 5】는 한민족의 혈통만을 계승하고 있을 뿐으로, 한국문화를 내면화하고 있지도,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이민 2세 이후 등이 이 유형에 속하는데, 이들은 특히 재외한인이라 칭한다.
* 【유형 6】은 한국문화만을 내면화하고 있을 뿐으로 한민족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지도,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이 유형에는 예컨대 한국에 장기체류하면서 한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외국인 등이 포함된다.
* 【유형 7】은 현재 한국국적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한민족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지도, 한국문화를 내면화하고 있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이 유형에는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직전의 결혼이민자 등이 포함된다.
* 【유형 8】은 한국인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로서 한국 국내에서 생활하고는 있으나 장차 고국으로 돌아갈 외국인이 이 유형에 속한다.

* 결국, <표 1>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유형 1】, 【유형 3】, 【유형 4】, 【유형 7】 등이다. 혈통, 문화, 국적의 세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경우(【유형 1】)와 국적과 함께 국적 이외 두 요소 중 하나의 요소만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유형 3】, 【유형 4】), 그리고 오로지 국적의 요소만을 갖추고 있는 경우(【유형 7】)이다. 현행 국적법상의 한국국민은 위의 네 유형만을 가리킨다.

* 한국국민이란, 원칙적으로 한국의 국적을 보유한 사람을 가리킨다. 따라서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면, 수잔의 남편처럼 한국문화를 내면화하고 있지 못하더라도 한국국민으로서의 법적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국적은 근대 국민국가(nation-states)체제의 산물로서 국제법상 국가의 인적관할권의 근거인 동시에 한계가 되며 국내법상 국민으로서 주권행사의 근원이 된다. 따라서 국적은 개인과 국가를 연결하는 법적 유대이다. 다시 말하면, 국적이란 자연인, 법인, 기타 일정한 물건이 어느 국가에 대하여 특별한 유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 국제법 원칙에 따라 그 국가의 국내법에서 관할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부여한 법적 인연을 말한다. 국적을 갖는다는 것은 그 국가의 구성원임을 표시하는 것이며, 어느 국적도 갖지 않는 무국적은 법적으로 귀속되는 국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한국국민이란 한국의 국적을 보유하는 자로서, 출생, 인지, 귀화 등이 국적을 취득하는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재외국민이란 원칙적으로 ‘국민’이 ‘한국’ 이외의 지역에 존재(재외)하는 경우를 일컫는 용어라 할 수 있다. 환언하면, 재외국민이란 한국을 이탈하여 해외로 이주한 한국인 가운데 해당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자, 곧 한국국적을 보유한 3개월 이상의 해외장기체류자와 영주자(이중국적자도 포함)를 일컫는다. 결국, 재외국민은 한국국적을 보유하며, 재외에서 거주·활동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 ‘한국국민’보다 광의의 개념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인’의 범주에는 위의 <표 1>에서의 한국국민의 네 유형 이외에 【유형 2】, 【유형 5】 등이 더해진다. 환언하면, 국적을 이탈했더라도, 한국의 혈통을 계승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유형 6】과 같이, 혈통을 계승하거나 국적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문화적 내면화를 이룬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을 광의의 한국인으로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런 점에서 한 인간의 민족(ethnicity)적 아이덴티티에 있어서는 문화적 내면화의 정도보다는 혈통이 우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재외국민 참정권 부여의 논리

*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논리는 매우 중요하다. 왜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 대부분의 경우,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로 그들이 부정할 수 없는 재외‘국민’이기 때문이라는 논거에 의거하고 있는바, 동일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의 자녀의 참정권 문제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 논리대로라면, 한국의 국적법이 부모양계주의를 채택하고 있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원천적 이중국적자도 당연히 참정권을 부여받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현재 이 문제까지 사정에 넣어 논의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 또한 재외국민이 국민이기 때문에 참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론에 입각하는 한, 재외국민의 선거의 전 과정이 그러한 입론에서 벗어남이 없이 실행되어야 한다는 논리적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한 문제임은 다수의 연구에서 이미 지적되고 있는바와 같다.
* 결국, 왜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동시에 왜 재외국민의 참정권은 제한적이어야 하는가, 혹은 제한적일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재외국민은 재외국민(보편성)이기 때문에 참정권을 가져야 하지만, 재외국민(특수성)이기 때문에 그 참정권의 행사는 제한적이어야 하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
* 재외국민 참정권 문제에 관한 토론자의 기본적인 입장은 후자, 즉 재외국민(특수성)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타당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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