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한국의 수출 첨병 역할을 했던 가발산업이 50년의 세월을 맞았다.
1962년 첫 가발수출을 시작으로 60~70년대 수출주력품목으로 성장한 가발산업은 5만∼30만 가닥의 머리카락을 일일이 손으로 심어야 하는 노동집약형 산업으로 1972년 미국수출 제1위가 될 만큼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는 구영범 보양무역 회장, 김광석 Shake & Go 회장, 최경호 Hair Zone 회장, 정하석 Mid Way 회장, 이창무 Beauty Plus 회장, 정진철 Royal Imex 회장 등 국내외 모발산업에 조사하는 8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가발수출 5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한국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시작되던 해를 기점으로 가발수출의 닻을 올린 가발산업은 60~70년대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감당했다. 한 때 사양산업(斜陽産業)으로 취급되기도 했지만, 인모(人毛)와 가발을 포함한 모발산업은 현재 전 세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유망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뷰티업계에서는 ‘큰 손들이 모인 곳은 사실상 모발업계’라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모발업계를 대표하는 7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해, 5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50년의 비전을 다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현재 가발업계는 창업 2~3세대가 주축이 돼 있어, 향후 가발업의 성장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업계 대표자들은 가발수출 5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인들이 앞으로 후세들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외에서의 과다경쟁을 지양하고 수요에 대응한 공장건설 등의 건전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가발업에 종사한 1세들을 위한 추모와 공로자에 대한 상패수여, 만찬과 공연이 이어졌다.

그동안 가발업계는 때론 과도한 경쟁으로 국내외 동포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했음은 물론, 동포들의 거주국 정착과 인재양성에 기여했다.

‘가발수출 50주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이 있는 한 가발을 비롯한 뷰티산업이 지속되고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집단의 이익’을 위한 이들 한인기업의 네트워크와 협력이 시급하다는 과제를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