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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죄와 언론
뉴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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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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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코리아 <데스크칼럼> / 최윤주 편집국장 ]


   
▲ 최윤주 편집국장
요즘 한국 기사 읽기가 겁난다. 한밤중 남의 집에 들어가서 자고 있던 여자 아이를 들고 나와 성폭행하고, 아이들을 배웅하고 온 주부가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 살인을 당하고, 사람 많은 여의도 한복판에서 퇴근시간에 칼부림이 일어나고 있다.

낮이든 밤이든 도심이든 시골길이든 관광지든 주택가든 가리지 않는다. 지하철 승객, 퇴근길 직장인, 산책하던 관광객, 두 아이 엄마, 방과 후 집으로 가던 초등학생, 집에서 자고 있던 7살 꼬마 등 너무나 평범한 이웃들이 참변을 당했다.

살벌해진 흉악범죄에 ‘무서워서 못살겠다.’는 아우성이 빗발친다. 급기야 사형집행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뜨겁다. 흉악범들을 단죄하고 예방차원에서 사형집행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가라 하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없다는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치열한 논쟁 속에 ‘묻지 마 범죄’는 사회적 모순 구조가 낳은 ‘괴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소외계층인 ‘가해자들’ 또한 묻지 마 범죄의 ‘피해자’라는 궤변마저 가세했다.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상사의 얼굴과 목, 배 등을 길이 20cm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범인도, 남의 집에 무단 침입해 가정주부를 수십 차례 구타하고 흉기로 수차례 목을 찔러 살해한 범인도, 의정부역에서 “바닥에 침을 뱉지 마라”는 말을 들었다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범인도, 수원에서 길 가던 여성을 성폭행하려다가 실패하자 가정집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사람을 죽인 범인도, 경찰에게 털어놓은 ‘범행동기’는 비슷하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사회 탓이다. 사회의 냉대와 무관심, 따돌림을 견디기 힘들었다.”

언론들은 “좌절과 소외감이 범행 원인” “직장 잃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더니” “실적 탓 사표→생활고 빚더미→신용불량자→묻지 마 범행” 등 마치 경쟁사회에서의 도태와 묻지 마 범죄가 필연적인 관계에 있는 듯 한 기사들을 쏟아냈다.

사안이 심각하다는 덴 이의가 없다. 하지만 “경쟁사회의 낙오자들이 표출해내는 분노”라는 도식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사회 탓, 남 탓을 하며 ‘피해자’를 자처하는 ‘범죄자’의 미친 광기에 연간 1백 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당한다.
“경쟁사회의 낙오자들의 좌절…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언론 보도는 무고한 이들의 생명을 경시한 채 ‘복수’와 ‘폭력’을 미화시키는 ‘무식한 펜대’에 불과할 뿐이다.

대한민국은 유독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개인의 역량보다는 집단의 힘와 상황의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보니, 극악무도한 범죄 앞에서도 “사회가 오죽 괴롭혔으면”이라는 방어기제가 발동해 개인의 책임을 희석시킨다. 물론 여기에는 무책임한 언론의 과장된 기사가 한 몫 한다.

개인의 분노 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몹쓸 성욕 하나 건사하지 못해, 무고한 타인의 목숨을 빼앗고 어린 영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건,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처참한 질병이고, 사회적으로는 국가세금으로 감옥에 가둬놓기 조차 아까운 흉악 범죄일 뿐이다.

집단주의에 물들어 범죄를 합리화시키는 듯 한 일부 미디어들의 기사는 시정돼야 한다. 아무 데에나 상황 탓, 정치 탓, 사회 탓을 해대며 “우리사회의 책임” “가해자의 인권”을 운운하는 건, ‘진짜 피해자’들은 더욱 참혹한 지옥으로 떠미는 ‘언론폭력’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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