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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갈 길이 멀고도 험한 재중국한국인회
우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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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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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근 /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교수 ]


   
▲ 우수근 교수
80만 한국인을 대변한다는 재중국한국인회(이하, 한국인회)가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난장판이다. 한국인회 사상 처음으로 ‘추대’가 아닌 ‘선거’를 통한 선출 국면이 초래되며, 그들과 동일한 재중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장면들이 속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인회 회장은 지역한인회와 지역연합회 회장 등으로 구성된 대의원 총회에서 추대되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독 추대를 위한 조정에서 3명의 예비 후보가 모두 출마 강행을 고수하였다. 이로 인해 한국인회는 정관에 따라 난데없는 선거를 치르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문제가 비롯되었다. 정관에 위배되는 후보자의 자격 시비,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운영위원 관련 시비 및 사전 선거법 위반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싶지 않은 각종 논란과 의혹이 봇물 터지듯 불거져 나온 것이다.

이중 가장 기가 막힌 것은 정관 규정을 무시한 후보자의 자격 인정이다. 정관에는, 후보의 자격을 ‘한국 국적 소지자’로 명기하고 있다. 그런데 8명으로 구성된 선관위는 별도로 논의와 투표를 거쳐 한 미국국적 후보자의 자격을 인정하였다. 이에 여기저기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고, 급기야는 "무자격자의 후보자격 인정은 곧 선관위가 매수되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처사"라며 증인까지 운운하는 가운데 ‘금권 선거’ 의혹마저 제기되었다.

“구태 선거”, “추한 선거”의 정점을 보는 것 같아 그들의 자질에 새삼 고개를 흔들게 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선관위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고 있는 파렴치한 행태는 묵과할 수 없다. 한국인회의 이런 모습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인 한국을 부러워하던 한 중국인 친구는 “중국에서도 이미 할 수 없게 된 일을 하려 하다니!”라며 놀라워했다. 또 다른 이는 “이것이 과연 ‘인치(人治)의 중국’을 비웃던 ‘법치(法治)의 한국’의 모습인가?”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사태가 이 정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회는 아직도 자신들의 우행을 깨닫기는커녕, 정관 무시 후보 자격 부여에 더해 이에 대한 해명 요구에도 "해당 후보의 다양한 한국인회 경력과 시대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인정했다”며 자신들의 결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의 여러 나라를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한국인회의 이와 같은 모습은 유감스럽지만 단지 중국이라는 한 지역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사태는 더디지만 꾸준히 개선되어 가는 한국 국내와는 달리 아직도 변화와 쇄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재외 한국인 사회의 낡고 어두운 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 기왕 불거진 이번 재중한국인회의 모습이 전 세계의 재외한국인 단체나 조직 등으로 하여금 올바르게 거듭나는 성찰의 장이요 전화위복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돈과 빽”으로 호가호식 하려는 사람들이나, 이들에 빌붙어 국내의 변화상에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과거적 행태에 초법적 발상조차 서슴지 않는 사람들에 의한 사조직이 아니라, 더욱 많은 재외 한국인들의 관심과 지지 속에 명실상부 해당 지역 한국인들을 대표하는 공조직으로 환골탈퇴하는 처절한 변혁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도 재중한국인회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스스로 더 실추시키기 전에 지금이라도 당장 대오각성 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번 회장 선거는 중국 뿐 아니라 한국 및 전 세계 각지에서도 준엄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상기, 차제에 21세기 글로벌 코리언을 대변함에 있어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분골쇄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온바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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