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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신 잃은 미국인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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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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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 한국일보 / 칼럼 ]


미국개척 상징을 예로 들때 일반적으로 영국인들이 첫발을 디딘 버지니아 주의 제임스타운과 매서추세츠의 플리머스 항이 꼽힌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여왕은 미국을 방문하면서 제임스타운은 들렀지만 플리머스는 가지 않았다. 역사적인 의미로 본다면 미 건국의 정신주축을 이룬 청교도들의 마을 플리머스를 먼저 방문했어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제임스타운은 영국정부의 후원으로 영국상인들이 이룩한 마을이다. 그러나 플리머스는 영국의 국왕을 못마땅하게 여긴 청교도들이 정착한 곳이다. 여왕의 입장에서 본다면 청교도들은 영국교회와 조국을 버린 사람들이 된다.

제임스타운은 다르다. 제임스타운이라는 이름 자체가 당시의 영국왕인 제임스 1세를 추앙하여 지은 이름이며 그 옆에 있는 제임스강도 마찬가지다. 반면 청교도들에게는 제임스 1세가 원망의 대상이다. 따라서 제임스타운이 확장되어 성립된 버지니아 주와 청교도들이 이룩한 매서추세츠 주는 미 건국의 두 주춧돌이었지만 성격이 전혀 다르다. 버지니아는 영국상인들 중심이고 매서추세츠는 pilgrim fathers가 지도층이 된 주였으며 보스턴이 그 중심지였다. 영국군의 보스턴 시민학살사건, 납세를 거부하는 보스턴 티파티 사건들이 마침내는 미국독립전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청교도의 본산지인 보스턴은 독립전쟁의 발상지이며 미 건국정신의 바닥에 청교도 정신이 흐르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제임스타운에 영국인들이 타고 온 상선(1607년)은 ‘수잔 콘스탄트’였다. 청교도들은 이보다 13년이나 늦은 1620년 ‘메이플라워’를 타고 플리머스 록에 상륙했다. 그런데 미국개척을 의미하는 배로는 ‘메이플라워’를 떠올리지 ‘수잔 콘스탄트’를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장사꾼이 탄 배와 종교의 자유와 새나라 건설을 꿈꾸는 사람들이 탄 배는 역사의 평가가 다르다는 것이 입증 되었다. 그리고 종교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경제, 특히 교육에 있어서는 건국 당시 청교도들이 이룩한 뉴잉글랜드 지방이 미국의 중심을 이루었다.

이 필그림들의 정신적 지도자는 존 윈스롭이었다. 리더십이 강한 그는 모든 타운에 민주제도를 도입해 운영했으며 주민들이 깊은 신앙심을 갖고 검소하며 평등하게 살아갈 것을 강조했다. 모든 주민들이 정치토론을 벌이는 오늘의 타운미팅은 그가 시작한 시스템이다.

그의 목표는 ‘언덕 위의 도시(city upon a hill)’였다. 이는 모든 사람이 쳐다보며 부러워하는 행복한 곳이라는 뜻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한 후 “나는 존 윈스롭이 세운 민주정치의 원칙을 나의 정치철학으로 삼아 왔으며 우리는 이제부터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며 부러워하는 ‘언덕 위의 도시’를 건설해야 합니다”라고 연설했을 정도로 윈스롭은 미국정신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그는 필그림 아버지들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건국 236년이 지난 오늘 미국인들에게서 ‘미국정신’을 찾아볼 수가 없다. 돈만 중요시해 월가 파동 같은 부자들의 사기잔치가 일어나고 빈부의 차이가 심해져 아메리칸 드림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가장 아이러니컬한 것은 윈스롭의 철학을 지닌 케네디 대통령이 종교의 자유라면서 학교에서의 성경공부와 기도를 없애버린 사실이다.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을 폐지시켜 버린 것이다. 미국정신에서 신앙정신이 빠지면 웅담 없는 곰이나 다름없다. 미국이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미국정신인 건국정신의 결여다. 독립기념일에 미 건국정신을 다시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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