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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바이올린 명장 진창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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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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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창현 바이올린 명장 인터뷰 

                     < 팔순의 1세대가 재일후배들에게 보내는 어드바이스 > 
                               국민훈장 받은 바이올린 명장 ‘진창현’ 선생의 육성

   
재일한국인 바이올린 명장 陳昌鉉 선생(79세)이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재일아티스트로서는 최초의 수훈. 인터뷰 내내 그는 走馬燈처럼 지나가는 65년 세월의 일본생활의 기억을 떠올리며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한민족의 DNA 프라이드를 3~4세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그게 1세대 노인이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는 집 문패에 진창현이란 이름 석자를 새겨놓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게 당당하고 그 이름을 물려준 부모님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진 선생이 차세대들에게 한 어드바이스를 紙上에 옮겨 본다. [서울=이민호]

『훈장을 받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청년시절 어두운 석유램프 아래에서 바이올린을 깎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비록 고생스런 과거였으나 그것이 경험으로 축적되어 오늘날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나는 재일동포 후배들이 한민족의 유전자 그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에게 애정을 주고, 집념을 갖고 공부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글로벌경쟁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이다. 개인에게 능력이 있으면 국적도 국경도 초월할 수 있다. 마이너리티인 우리 재일동포들이 일본에서 존경받고 인정받는 길은 남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게 최선의 길이다. 그래야 자기 자식 손자들에게 민족정체성(Identity)을 지킬 수 있는 유산을 남길 수 있고 스스로도 행복해진다.

미국에 사는 한 유태인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유태인은 스포츠는 안 배웁니다. 학업만 열심히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보통의 미국인들보다 50배는 더 많은 수입을 벌고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유태인들은 ‘게으른 자를 인간이 아니다’고 여깁니다.”

   
   
이 험한 말속에서 미국사회를 사는 유태인의 냉정한 현실 인식이 엿보였다. 그리고 자연스레 재일동포인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우리 재일동포가 사는 일본의 현실은 그들이 사는 미국보다 혹독하다. 재일동포들은 명문대로 불리는 와세다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문턱에서 좌절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는 차별이다. 하지만 차별은 현실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먼 산을 향해 개가 ‘멍멍’ 짖는 것이나 다름없다. 묵묵히 참고 열심히 노력하여 일본인들보다 뛰어나져야 한다. 일본인보다 3배 더 노력하고 잠은 적게 자면서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

20세기 최고의 핵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차별의 희생양 아니었나? 독일은 중학교 수학선생이 되려던 그의 소박한 소망도 앗아갔다. 이 세기의 천재의 수학선생 꿈은 독일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심지어 중립국인 스위스에서조차 이룰 수 없었다. 그의 결격사유는 오로지 유태인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후일 아인슈타인은 취리히의 특허사무소에서 서류정리 일을 하면서도 연구를 거듭해 상대성이론을 정립해 냈다. 그리고 미국에서 핵을 개발해냈다. 결과적으로 그를 낳은 고향 독일은 그를 버림으로써 그로 인해 패배하였다.

나는 지금도 더 훌륭한 바이올린을 만드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화학 물리학 신간도서를 읽으며 아이디어를 찾아내려 한다.(월 평균 도서구입비가 2만엔이라고 한다) 바이올린을 만드는 일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음향을 이끄는 물질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기하학을 이해해야 하고, 탄력성을 유지하는 물리학, 안료와 도료의 촉매작용의 결과물을 세밀하게 분석해내는 화학도 접목해야 한다. 세계적인 名器를 보면 고도의 기술이 집결된 과학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재일동포들이 일본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태어난 유전자의 가능성을 스스로 믿고, 자신에게 애정을 주며, 자기 연마에 극력 노력해야 한다. 차별은 환경으로 받아들이고 결코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그게 ‘재일동포의 운명’이며 일본에서의 ‘생존법’이다. 성공하면 재일동포라는 프라이드, 한국 아버지 어머니가 물려주신 유전자에 감사할 수 있다.』

   

더 나은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아직도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진 선생, ‘동양의 스트라디바리’가 아닌 ‘진창현=세계최고’를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慶北 金泉의 부모님 묘소에 감사인사를 드리러 서울역으로 향하는 진 선생을 바라보며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인터뷰 : 통일일보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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