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지난 6월 2일 일본의 국제협력기구(JICA)는 케냐공화국에 대해 몸바사 항구 주변 도로 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하여 앞으로 6년간에 걸쳐 276억 9,100억엔 (약 4천억원)을 한도로 하는 차관을 공여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차관의 상환기간은 30년이며 거치기간 10년이 설정되었다. 이날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다나카 아키히코(田中明彦) JICA 이사장은 로빈슨 기타에(Robinson Njeru Githae) 케냐공화국 재무장관과 함께 계약서에 조인했다.

JICA는 6월 4일 보도 자료를 내고 동아프리카 현관 입구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인프라 정비를 통하여 광역수송망의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공헌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신흥시장에 대한 꾸준한 일본의 인프라 수출 움직임이 이번에는 케냐공화국으로 쏠린 것이다. 지난 2008년 5월에 요코하마(橫浜)에서 개최된 ‘제4회 아프리카 개발회의’에서 일본정부는 아프리카에 대한 광역 인프라 정비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봄바사 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이번 사업은 아프리카 동부의 물류 거점이 되고 있는 케냐 몸바사 항구의 외부 소통로를 확보하는 것으로, 항구 주변의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로부터 북부 산업도로를 연결하는 도로와 함께 몸바사 항만 남부로 이어지는 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JICA는 이 사업의 목적으로 항구를 중심으로 하는 물류를 원활하게 하여 케냐공화국과 주변 국가들을 포함한 동아프리카 지역 전체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은 몸바사항 개발 프로젝트(Mombasa Port Development Project)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8년간에 걸쳐 추진되고 있으며, 여기에도 일본정부는 총 267억 1,100만 엔에 차관을 제공해 오고 있다.

몸바사 항구 주변에서는 현재에도 만성적인 차량교통 정체가 심한 편이다. 여기에다가 앞으로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이 완성되면 화물 취급량의 증가와 함께 도로 막힘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서 항구를 포함하여 몸바사 중심부에서 남부를 연결하는 수단이 현재 해협을 건너는 페리밖에 없기 때문에 탄자니아 방면으로 수송하는 화물선에 장애를 초래하기도 하고 남부 지역의 개발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을 통하여 관련 도로가 정비되면 몸바사 북부에서 남부까지 통행하는데 종래 70분 걸리던 것을 17분 정도로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원활한 물류 소통과 함께 주변지역 발전에 공한할

▲ 봄바사 항 평면도

수 있을 것으로 JICA는 예상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2012년 6월에 컨설팅 작업이 개시되며 2013년 11월에 토목공사 입찰이 확정되고 2018년 8월에 완성될 예정이다.
　
JICA는 이번 차관이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케냐공화국에 대한 차관 공여의 조건으로 ‘도로 관리업무의 외부 위탁에 관한 감리능력 강화 프로젝트’라고 하는 기술협력 사업을 함께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엔 차관에 의한 사업이 완공된 후에도 일본의 기술에 의한 도로의 유지와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의 원활한 아프리카 진출을 일본 정부가 나서서 돕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