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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오바마의 감성 선거전략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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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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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 / (미주)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 ]


   
▲ 김동석 상임이사

사흘 동안 사랑하고 평생을 그리워한 중년남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인 소설 ‘매디슨카운티 다리’ 는 서부의 총잡이 단골역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고 동시에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로 더욱더 유명하다. 정서적으로 고등학교 남학생들 정도가 열광하는 마초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멜로영화에 출연하여 이례적으로 성공을 거둔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고정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에 성공했다. 총 솜씨만 믿고 우직한 마초 배우가 감성에 기초하는 로맨스 영화에서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액션영화 속에서 악당들을 처치하는 총잡이역 보다 오히려 멜로물에서의 연기로 인기를 즐기고 있다.
지난 1월초, 아이오와 코커스를 참관하고 필자는 바로 이 매디슨카운티 다리를 찾아가 보았다. 시민들이 영화에서만이 아니고 바로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욕구도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변신한 영화의 배경에 주목해서 드모인시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를 보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대통령은 ‘마초맨’인가?

수십 년 동안 공화당 지도부에서 활약해온 밥 돌은 전형적인 마초맨 정치인이다. 그는 개인의 감정이나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않고 지도자로서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호소조의 연설문을 완강하게 거부해서 참모들을 늘 곤경에 빠뜨리곤 했다. 연설 때에도 그는 2차 대전 중에 부상당한 팔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통을 내색하지 않고 건강한 사람들처럼 마이크를 잡아 주변을 숙연케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밥 돌의 이러한 강인함은 냉전 시대의 지도자상에는 강점으로 작용할지 몰라도 21세기 정치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1996년 클린턴과 맞붙은 대통령 선거 운동 중에 밥 돌이 유세를 다닌 지역에서는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를 회고하는 공화당의 전략가들은 밥 돌의 가장 큰 패배 원인을 대중들과 감성적인 친화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화당 정치인 중에 그래도 가장 부드럽다고 평가받는 도널드 레이건도 대통령 재임시 정신병자의 총격으로 암살의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직후에 "피하는 것을 잊어 버렸다"고 말하여 자신의 마초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1972년 워싱턴 정치권에서 승승장구하던 민주당 상원의원 에드먼드 머스키 의원은 자기 부인의 어려운 처지를 동정해 눈물을 흘리다가 유약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혀 자리를 내놓게 된 예가 있다.

미국의 역사는 감정을 통제하는 남성적 사고가 지배해 왔다. 더구나 정치 지도자에겐 더욱 그러했다. 클린턴이 대통령에 출마해서 "나는 당신의 고통을 이해합니다(I feel your pain)" 라고 연설했을 때, 언론은 그의 유약함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조롱했었다. 1992년 뉴햄프셔 민주당 프라이머리 직전에 클린턴은 어느 여인이 음식과 약값으로 지불할 돈이 없다고 호소하며 울움을 터뜨리자 그는 그 여인을 감싸 안으며 같이 눈물을 지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제니퍼 플라워라는 여인과의 섹스 스캔들,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 병역기피 문제가 겹쳐서 곤란을 겪고 있는 중이었는데, 클린턴이 정말로 그 여인의 처지를 동정해서 눈물을 흘렸는지 아니면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서 멍석 깔아 놓은 김에 울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당시 그의 눈물은 국민들에게 고통 공감 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 결과 국민에게 가장 친근한 정치인으로 다가 가서 재선에까지 성공하여 그러한 강점으로 아직도 국민으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흑인 가슴 달래주는 이 한 장의 사진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꼬마 '제이콥'이 머리를 만질 수 있도록 허리를 굽히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3년째 백악관 서관에 전시돼 있다.  

23일자 뉴욕타임스는 지난 3년 동안 백악관 직원과 방문객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사진 한 장을 공개하고 그 사진에 얽힌 이갸기를 기사로 썼다. 2009년 5월, 다섯 살의 흑인 소년 제이콥은 백악관 직원인 아버지를 따라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했다. 백악관을 떠나는 직원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기념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2년 동안 국가보안위원회의 근무를 마친 ‘칼튼 필라델피아’가 가족을 데리고 백악관으로 간 것이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온 가족이 집무실을 나가려는 순간 제이콥은 대통령에게 큰 소리로 “내 머리카락이 당신 것과 꼭 같은지 알고 싶어요”라고 소리쳤다. 순간 제이콥의 가족과 백악관 직원들이 당황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네가 직접 만져보면 되지 않겠니?”라고 하면서 허리를 굽혔다. 제이콥은 아빠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잠시 주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 직접 만져보렴”이라고 말하자 제이콥은 손을 뻗어서 대통령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년의 궁굼증을 해결해 준 대통령에게 제이콥은 “정말로 내 것과 똑 같이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허리를 90도 이상으로 숙였고 5살 난 흑인 소년이 대통령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 사진 한 장이 백악관의 웨스팅 윙 벽면에 4년째 교체되지 않고 걸려있다. 현재 8살이 된 제이콥은 앞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평소에 인종문제를 잘 거론하지 않는다고 흑인 지도자들로부터 가끔 비판을 받지만 이 사진 한 장이 그러한 것을 일순간에 말끔히 해소한다.

국민과 ‘소통’하는 오바마

시대가 바뀌면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통령의 이미지도 많이 변했다. 더 이상 근엄하고 묵직한 이미지가 지도자상이 아니다. 대다수 유권자들은 ‘쿨(Cool)한’ 대통령을 찾는다. 국민과의 감정교류가 보여야 한다.
클린턴은 시도 때도 없이 울고불고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절제된 듯 보이면서도 자유롭게 감성을 발산하고 유권자와 가장 가깝게 교감하는 바락 오바마는 부끄러움이 엿보이는 자신감이 매력이다. 그것이 베이비붐 이후의 세대에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이룬 성과를 따지기 전에 오바마는 이미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당신의 고통에 공감 합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오바마의 선거전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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