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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댈러스 사태가 남긴 교훈
박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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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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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남 / 전 댈러스 한인상공인회장 ]


   
▲ 박영남 회장
1992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6일간의 폭동에서 최대 피해자는 단연 미국에 막 터를 내리던 한국 초기 이민자들이였다. 투잡(two job) 쓰리잡(three job)을 뛰며 정신없이 살아가던 한인들은 엄청나게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다인종, 다문화 사회인 미국을 새롭게 배우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로 안주하고 있었다. 미국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는 정직한 사회라는 그런 소박한 믿음 말이다. 그러나 우리를 일깨워준 이들은 400여 년 전 노예로 미국에 끌려와서 백인들로 부터 온갖 학대와 편견에 시달려 왔던 5,000여만 흑인들과 지도자의 과오로 자기 땅에서 객이 되어 버린 5,000여만 멕시칸들이였다. 여기에 비해 한국 이민자들의 본격적인 미국 진출은 겨우 30여년 남짓했다. 우리에게 있어 미국은 여전히 낯선 땅이요 설사 시민권을 쥐었다 해도 미국은 남의 땅 이였으니 우리는 한국적인 문화와 정서에서 헤어나지 못한 손님 같았다. LA를 대한민국 나성(羅城)시라 외치며 영어를 몰라도 미국에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던 LA에서 3,000여 한인 상점이 일시에 잿더미가 되는 참변을 당했다. 법이 만능이라는 미국에서 말이다. 우리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이다. 모든 민족 앞에서 왕따 당한 수모였다. 그때 우리는 말을 잃었고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LA폭동이 일어난 후 20년이 되어 가던 작년 말에 그와 유사한 한인을 왕따 놓는 사건이 이곳 사우스 댈러스에서 벌어졌다. 흑인 우월주의 집단인 Nation of Islam(NOI) 의 댈러스 지도자 제프리 모하마드는 동양인의 흑인지역 진출이 흑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며 한인 소유의 Diamond Shamrock 가스 주유소(사장 ‘타미 박’)에 작심한 듯 시비를 걸어 왔고 인종 모멸적인 언사로 주인을 모욕했을 뿐 아니라 거짓말을 동원해서 지역 내 흑인들을 선동하며 연일 주유소 앞에서 피켓(불매) 시위를 벌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의 속살이 서서히 벗겨지면서 초기의 격렬하던 시위는 점차 힘을 잃었다. 초기 NOI측의 주장은 1)주인이 깜둥이(N-word) 라는 용어를 썼으며, 2)물건 값도 비싸며, 3)흑인 고용인을 착취하며, 4) 2년 전에는 단돈 $13을 훔친 흑인 청년을 등 뒤에서 사살했으며, 5)한인 업주들은 여성 고객들의 가방도 검색한다는 등의 10여 가지를 들며 모함 했지만 어느 것 하나 객관적인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이에 한인 지도자들도 별도의 창구로 대화를 가졌고 두 번에 걸친 기자 회견을 통해 주류 사회와 특히 흑인 사회에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는 일방, 상점 주인은 비록 제프리가 먼저 칭크(Chink, 서양에서 중국인을 경멸할 때 쓰는 말)라는 용어로 모욕했지만 흑인을 껌둥이라 칭한 부분에 대해 라디오와의 기자 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 외무부와 미국 백악관은 물론 미주총연과 흑인 인권 단체인 NAACP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인 사안이었고, 대화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이는 전적으로 테드 김(댈러스 한인회 부회장) 과 최정희 변호사(한미연합 전국 회장) 와 고근백 회장(댈러스 한인 상공회) 등의 헌신적인 노력임을 밝힌다. 또 이번 사태를 빌미로 세력 확장을 노리며 흑인 지역 내 한인 상권을 축출하려던 NOI측의 시도는 일단 수면 밑으로 들어갔으며 그들의 계략과 거짓 선동은 흑인 사회에서 조차 설 자리를 잃은 채 오히려 종교의 탈을 쓴 편협한 흑인 우월주의 단체로 확인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의 NOI는 여전히 흑인의 이익 대변자로 상당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흑인이나 히스패닉은 우리의 동반자라는 사실을 명심하며 그들과 계속해서 선린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선린관계는 오랜 신뢰에서 생긴다. 흑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도 명분과 실리의 극대화를 위해 공신력 있는 전통적인 단체 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커뮤니티들은 인적,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고 또 정치, 경제, 사회적 교류의 고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상대의 아픔과 기쁨에 동참하며 서로의 모임에 서로를 초청하는 일은 우리들의 외연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영어에 미숙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많은 한인 1세들에게 자영업은 어쩔 수 없는 대세다. 필자는 이번 댈러스 사태 해결이 전국적 인종 분쟁 해법의 열쇄가 되기를 바란다. LA의 질긴 악몽을 슬기로 이겨내며 우리를 우습게 보는 주변의 시선을 확실히 차단해야 한다. 끝으로 바라기는 한국정부도 미주 내 인종 차별로 인한 한인들의 피해를 줄이는 일에 더 많은 고민을 해 주었으면 한다. 저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한국을 알리는 방법도 그중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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