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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글에 대한 생각
김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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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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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택 / 재중교포 TV문학평론가 ]


우리말과 우리글은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다. 우리는 우리말과 우리글로 우리의 터전을 닦았고 우리말과 우리글로 우리의 삶을 가꾸어가면서 드디어 민족자치를 이룩하는 영광의 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날이 바로 우리가 영원히 잊지 못할 1952년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기념일이다.

그때로부터 장장 60년의 세월 속에서 우리는 굳게 뭉쳐 우리의 피땀으로 빛나는 연륜을 새기며 우리 글로 신문을 꾸리고 잡지를 출간하고 교과서를 출판하고 또 우리말로 라디오 방송, 텔레비전 방송을 하면서 중화민족의 일원으로, 나라의 떳떳한 주인으로 보람찬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시대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말과 우리글도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더욱 새롭게 더욱 아름답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말 그대로 우리말과 우리글은 우리에게 크나큰 자부심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나는 나의 이런 자부심에 혹시 “금”이 가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에 ej더욱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으니 왜일까? 나는 우리가 살아가며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과 우리글의 현주소를 눈앞에 그려보았다.

-수풀을 이룬 상가의 간판을 보면, 조선어와 한어가 함께 쓰여 있어야 하는데 한자로만 쓰여져 있다.

-간판에 또한 두개 문자가 쓰여 있으나 조선 글은 마지못해 쓴 것처럼 되어있고 받침이 틀리거나 글자가 틀린 것이 많다.

-조선글 간판은 걸었으나 우리 글 표기법을 지키지 않고 남의 나라의 표기법대로 표기를 하여 우리의 후대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부서의 간판은 절대적인 권위성을 소지하고 있다. 지만“OOOO계획생육국”이라는 간판이 7, 8년 전부터 번듯이 걸려져있다. 한어에서의 “计划生育”은 우리 말 번역에서는 마땅히“산아제한”이라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라의 국책이다. 이른바 “계획생육”은 “제한”이 없이 계획 있게 생육하면 된다는 뜻이지만 “산아제한”은 반드시 국가의 규정대로 생육해야 하는 것이다.

또 TV를 시청하다보면 눈에 거슬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정기관에서 소집하는 회의라면 의례히 솔선수범해 조선어와 한어 두개 문자로 된 현수막을 걸어야 하는데 조선어문자는 감감 보이질 않는다.

1년에 한 번씩 정례적으로 열리는 일부 대형회의 때 조선말TV방송국 기자의 취재에 응하면서 조선족 인민대표 혹은 정협위원들은 조선말로 인터뷰를 임하는 게 아니라 한어로만 한다. 그래서 방송국에서는 아나운서가 다시 우리 말로 번역 해 방송하는 일이 비일비재이다. 나는 그들이 한어를 한다고 나무라는 게 아니다. 다만 인터뷰를 할 때만이라도 조선족이면 우리말로 해달라는 바람뿐이다.

올 9.3은 자치주 창립 60돐이 되는 명절날이다. 이 뜻 깊은 명절에 즈음해 연길시에서는 우선 명절의 환경을 아름답게 꾸리기 위한 조치로 거리의 광고, 간판용어 정돈사업을 폭넓게 벌이고 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중소학교의 조선어문 교원들을 모아 조사를 진행한 토대에서 조선어용어의 규범화에 착수해 민족자치주 수부도시의 이미지를 한결 돋보이게 하고 있다. 실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날마다 새롭게 교체되어 가고 있는 간판을 바라보는 마음은 한결 가볍기만 하다. 거리마다 명절을 맞는 기분이요. 사람마다 환한 얼굴표정으로 이제 다가올 9. 3명절을 맞이할 만단의 준비에 서두르는 것만 같았다. 이런 정경을 목격하며 나는 언젠가 연변TV방송국에서 방송한 동요 “잘사는 고장”을 혼자 흥얼거려보았다.

“내 고향 연변은 작고 작아도/백두산과 천지로 소문난 고장/할배 할매 100여년 터전을 닦고 우리 말 우리 글로 잘사는 고장. 변강에 터전 잡은 우리 연변은/예절 밝고 인심 좋아 소문난 고장/아빠엄마 일떠세운 조선족자치주/민족전통 이어가며 잘사는 고장 할배 할매들이 지켜온 우리 말 우리 글, 아빠엄마들이 일떠세운 조선족자치주! 우리말과 우리글이 살아 숨쉬는 한 조선족자치주는 영원할것이요, 조선족자치주의 번영과 발전은 우리말과 우리글의 더욱 찬란한 미래를 밝혀줄 것이리라!”

한편 우리는 명절이 다가오는 그때 그 시각뿐이 아닌 언제 어느 때나 우리말과 우리글의 정확한 사용, 규범화 사용에 모두가 동참한다면 아름다운 우리말과 우리글은 영원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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