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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강성대국’, 무너진 ‘체제 자존심’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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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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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 / 한인유권자센터(KAVC) 상임이사 ]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아주 짤막하게 “지구관측위성의 궤도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 실패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13일 ‘광명성 3호’를 실은 로켓을 발사한지 4시간 20분 후의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다.

북한 로켓 발사 “실패”

북한의 3단 로켓은 1차 분리만 되고 추가 비행을 하지 못한 채 실패하고 말았다.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북한을 제외한 어느 국가도 그것을 믿는 나라는 없다. 평화적인 지구관측용 인공위성이라고 항변하는 북한은 그것을 입증할 방도가 전혀 없다. 인공위성이라는 북한의 주장이 입증되려면 발사된 로켓이 2단 분리에 성공해 우선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광명성 3호는 궤도에 올라서기는커녕 분리에도 실패했다.
발사 직후 공중폭발 된 로켓을 미국은 대포동 2호 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 그 자체라고 못 박았다. 해빙기를 열어가던 북미관계가 순식간에 얼어붙기 시작했다.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할 때에도 미국은 북한의 실패한 위성을 미사일로 규정했었다. 로켓에 위성을 탑재하면 인공위성이 되고 탄두를 탑재하면 미사일이 된다. 말 그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다.
13일 백악관은 “로켓 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해 식량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플로리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동승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합의를 진척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북한이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는 추가 단계를 밟을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로켓을 미사일이라고 균정한 것은 미사일 발사 중지를 약속한 ‘북·미 간 2·29 합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는 미국주장의 근거가 된다. 북한과 미국 간 해빙기는 고사하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강성대국’ 꿈도 추락

광명성 3호의 실패로 북한의 15년 공든 탑이 무너졌다. 1998년 8월22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2년을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해”로 선포했다. 2012년은 김일성탄생 100년이 되는 해다. 핵문제를 갖고서 클린턴 정부와 한창 시소게임을 하는 중에 그것을 선포했다.
북한은 그해 8월31일 광명성 1호를 쐈다. 그리고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쏘면서 “우주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 제끼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북한이 ‘광명성’이라 부르면서 2차례에 걸쳐서 발사한 로켓은 강성대국 건설의 상징이다. 김정일은 “우리 인민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지켜내고 내일의 강성조국을 위해 자금을 이 부문으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하면서 두 차례의 로켓에 비용이 몇 억 달러가 들어갔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연합뉴스 1999.4.23.>
북한이 강성대국일로 선포한 2012년 4월15일에 즈음해서 광명성 3호를 쏜 것은 이러한 맥락이며 이번 실패가 북한의 새 지도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가에 관해서 짐작할 만하다.

실패 뒤에는 뭐가 올까

북한은 4월11일에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개최해서 김정은을 당 제1비서로 선출하면서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를 출범시켰다.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날에 김정일 위원장의 혁명유산을 계승하는 지도자로 등장했다. 광명성 3호는 이러한 것을 상징하는 힘의 축포였던 것이다.
국제사회의 지탄에 가까운 경고에도 불구하고 위성발사는 주권 사항이라고 주장하면서 70여명의 해외 언론인을 평양에 초청해서 발사를 참관토록까지 조치했다. 그러나 발사는 처절하게 실패했다. 미사일발사가 실패한 것. 그것에 비해서 더 큰 타격은 김정은 체제를 구축하는 일에 개망신을 당했다. 고난의 행군이라고 시작된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취해질 북한의 조치들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으로 미국쪽 협상파의 입지가 약화 되었다.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이어질 것이고 그에 대한 북한의 조치는 딱 한 가지. ‘핵실험’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2009년의 광명성 발사에 이어서 취해진 것이 ‘핵실험’이었다. 그래서 북한의 로켓발사는 성공이든 실패든 양족 모두 우리에겐 같은 수준의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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