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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할머니'와 이주 여성에서 느끼는 생각
야마다 다까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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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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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다 다까꼬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 야마다 다까꼬

긴긴 겨울이 지나 달력은 4월. 봄이 되었지만 아직 차가운 바람이 겨울을 붙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 4월은 새 학기의 시작이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를 새로이 시작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강해진다.

‘카멜레온의 눈’이란 제목으로 이주여성 친구들과 함께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많은 시간을 우리가 함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함께 다문화강사 교육, 문화해석자 교육들을 받으면서도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는데 ‘카멜레온의 눈’을 쓰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의 옛 추억 이야기나 가족 이야기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우리가 한국에 오기 전에 해온 경험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서로를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 잘 생각해 봐야

여러 친구들의 사정들 알게 된 것이 기쁘고 흥미롭기도 하고 공감도 했지만, 나 자신도 글을 쓰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때도 많았다.

내 안에 수 많은 ‘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소에는 잊고 버리고 그냥 바쁘게 세월을 흘려보냈을 텐데 나의 경험들과 생각들을 글로 쓰기 시작하면서 기억하고 새롭게 바라보게 된 것들이 생겼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일본 오차노미즈대학 젠더연구센터 서아귀(徐阿貴)씨의 논문
<재일조선여성에 인한 '하위의 대항적인 공공권'의 형성-오사카의 야간중학을 핵으로 한 운동>의 표지

아쉽게도 일단 우리가 여기서 글 쓰는 일을 정리할 때가 되었지만, 아마 앞으로도 뭔가를 남길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 3월에 일본 모 대학 젠더연구센터의 연구원을 하시는 분이 우리 '아이다 마을'을 찾아 온 일이 있었다. 그녀는 몇 년 전에도 방문했었는데 다시 새로워지고 있는 아이다 마을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은 것 같다.

그 분은 나에게 오사카에서 재일교포 1,2세 할머니들이 야간학교 활동을 하며 글을 배울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벌였던 기록을 주었는데 그것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만 살아 온 재일 교포 할머니들은 글을 배우고, 사회구조를 배워가면서 사회와 나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신 것이다. 그리고 재일여성이라는 이중의 차별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용감하게 대항적 주체가 된 계기였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나와 우리 이주여성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가정일 뿐 아니라 많은 것을 배워가며 '나와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다문화시민 영화제 마련

   
▲야간중학교 독립교화를 요구한 운동의 현수막과 재일교포 여성들의 '우리 서당' 교실의 사진자료

나는 올해, 인천시의 자매도시인 고베시에서 음악 라이브활동 등을 통해서 다문화공생 활동을 펼친 다문화가족 2세인 ‘에드와드 스모토’ 씨(베네주엘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의 배경을 가진)의 제안으로 그가 고베시에서 개최한 다문화시민 영화제인 'Roots2 Film Festival'를 한국에서도 개최하게 됐다.

그냥 영화만 보고 끝나지 않도록 상영후의 워크숍 등을 준비해서, 한국과 일본의 다문화 2세나 시민들이 대화할 기회를 마련하고 일회성의 행사가 아닌 한일 간, 더 나아가 여러 나라간의 다문화시민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작년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주여성 영화제작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영상을 통한 표현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지식도 경험도 많이 부족하고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우리 다문화 세대 2세, 3세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평화로운 사회로 한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 지난 2월 25,26일 고베시에서 개최한 'Roots2 Film Festival'의 포스터

내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봉사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기회에 새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통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교에 '교육 기부'를 할 생각이다. 이제 우리 아들도 6학년이니까, 이 학교를 떠나기 전에 엄마로서 학교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우리도 지원만 받는 다문화 가정이 아니라, 뭔가 이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아이들과 배워가는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싶다.


(출처 : 문화미래 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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