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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대한 일본의 차관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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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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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일본의 대외원조 담당기관인 JICA(국제협력기구)는 지난 4월 1일 이사장을 교체했다. 8년 반 동안 수장직을 담당해 온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에 이어 도쿄대학의 다나카 아키히코(田中明彦) 교수가 새로운 이사장에 취임했다. 일본의 회계연도는 매년 4월 1일에 시작하여 3월 31일에 끝난다. 2011년도 마지막 업무일인 3월 30일 오가타는 무더기로 엔 차관 협정체결 결과를 승인했다. 이날 페루와 총 76억 1,600만 엔, 필리핀과 682억 6,300만 엔, 베트남과 1,364억 4,700만 엔이 체결되어 2011년도 예산에서 집행된 것이다. 여기서는 금액이 가장 큰 베트남에 대한 차관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JICA는 3월 30일의 보도 자료를 통하여 이날 베트남 국내 8개 사업에 대해 차관을 제공하기로 하는 협정에 조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6월에 409억 4,600만 엔, 11월에 926억 4,500만 엔, 그리고 이번에 1,364억 4,700만 엔의 차관이 결정됨으로써, JICA는 2011년 한 해에만 베트남 정부에 대해 총 2,700억 3,800만 엔에 달하는 차관 대부 계약을 맺은 셈이다. 이로써 2003년도부터 매년 일본으로부터 엔 차관을 가장 많이 받아 온 인도를 제치고 2011년도에 베트남이 최대 수혜국이 되었다.

베트남 통일 이후, 일본은 1992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원조(경제협력)를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1995년부터 제1의 원조 제공국 위치를 유지해 오고 있다. 베트남은 8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국으로서 경제발전 잠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도차이나 메콩 지역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고 ASEAN 지역 경제통합에도 적극적이어서 일본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베트남에 일본의 제조업 분야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적 조건이 일본 정부로 하여금 막대한 원조를 쏟아 붓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번에 제공하기로 한 총 8개 사업의 차관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 8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베트남 최초로 이루어지는 (1) 호치민시 도시철도 건설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19년 3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443억 2백만 엔은 철도 건설에 필요한 토목공사와 기자재 조달, 그리고 컨설턴트 서비스에 충당될 것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으로 일본 기술을 활용하도록 의무화 했다.

(2) 호치민 북부와 인접한 빈증성의 하수도 정비 사업. 이 사업은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18년 4월에 끝낼 계획이며 이를 통해 이 지역의 위생환경 개선과 호치민시 상수원 보존에 기여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자금 199억 6,100만 엔은 하수도 시스템 건설에 필요한 토목공사와 기자재 조달, 그리고 컨설턴트 서비스에 충당될 것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은 없다.

(3) 노이바이(Noi Bai) 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업. 이 사업은 하노이 진입 공항인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국제선 전용 여객터미널을 신설하는 것으로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15년 4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205억 8,400만 엔은 터미널과 주변 시설 건설에 필요한 토목공사와 기자재 조달, 그리고 컨설턴트 서비스에 충당될 것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으로 일본 기술을 활용하도록 의무화 했다.

(4) 국도 제3호 네트워크 정비 사업. 이 사업은 하노이와 베트남 북부 도시를 연결하는 국도 제3호 도로에서 자동차용 우회로와 주변도로를 정비하는 것으로,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14년 4월에 끝낼 계획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자금 164억 8,600만 엔은 도로 건설에 필요한 토목공사와 기자재 조달, 그리고 컨설턴트 서비스에 충당될 것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은 없다.

(5) 호아락(Hoa Lac) 과학기술 도시진흥 사업. 이 사업은 하노이 근교의 호아락 지구에 연구개발과 교육훈련 기능을 하는 과학산업기술 집적거점(하이테크 파크)을 마련하기 위해 기초 인프라를 정비하는 것으로, 베트남 최초의 과학기술 도시 건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16년 4월에 종결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자금 152억 1,800만 엔은 하이테크 파크 안의 인프라 정비와 컨설턴트 서비스에 충당될 것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은 없다.

(6) 제10차 빈곤삭감 지원 계획. 이 계획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 가운데, 특히 인프라 정비를 포함하여 투자·비즈니스 환경정비, 공공재정관리, 금융센터, 국영기업개혁, 환경관리 등에 대해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의 개혁을 지원하여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그를 통하여 빈곤삭감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자금은 35억 엔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은 없다.

(7) 지방병원 의료개발 사업. 이 사업은 지방병원의 의료기자재 정비와 인재육성을 통하여 지역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으로,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16년 11월에 종료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금액은 86억 9,300만 엔이며, 이 자금은 의료기자재 조달과 의료연수, 그리고 컨설턴트 서비스에 충당될 예정이다. 자금 대부의 조건으로 일본의 의료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의무화 했다.

(8) 보호림 조성 및 관리 사업. 이 사업은 베트남 중부 연안의 11개 지방성에 대해 유역 보호림의 조성과 산림관리능력 강화, 그리고 주민생계 향상 지원을 통해 환경보존과 빈곤삭감을 획득하겠다는 목표 아래 시행된다. 올해 컨설팅을 시작하여 2020년 6월에 마칠 예정이다. 여기에 제공되는 엔 차관 77억 3백만 엔은 조림 활동, 사업실시와 유지관리 기반정비, 생계향상지원, 컨설턴트 서비스 등에 충당될 예정이며 자금 대부의 조건은 없다.

이번에 제공되는 차관의 목적에 대해 JICA는 첫째, 도시지역 대형 인프라와 과학기술 집적거점을 정비하고 개선함으로써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둘째, 지방차원의 의료서비스 개선과 환경 개선을 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JICA는 이번 차관 지원이 베트남 전체의 ‘도시와 지역의 균형’을 고려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지원 규모에서 보자면 도시지역에 편중된 지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이번 차관 협정의 특징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사업에서 일본 기술을 활용하도록 의무화 한 것도 괄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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