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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비례대표 배제, 정치권만의 탓일까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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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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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최근 한국 각 정당의 제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 발표를 놓고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 그동안 한국의 정치인들이 흔들어 대던 당근 때문이다.

미주 한인사회에 비례대표라는 당근을 흔들어 댄 대표적인 인물은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남문기 전 미주총연 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해외동포들의 200만 표를 몰고 올 역량이 있다고 한국의 정치권을 향해 호언장담해 하기도 했다.

그런 연유인지 홍준표 전 대표는 그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까지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후보 0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나온다면 바로 한인회장 중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례대표로 뽑힐 수 있는 자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 된 셈이었다.

해바라기들 간에 한인회장 감투 쟁탈전이 벌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였다. 미주총연은 물론 각 지역 한인회에서는 회장 감투를 차지하기 위해 법정 소송이 줄을 이었다. 오죽하면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한인회장은 미국 법정이 임명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작심발언을 한 번도 아니고 매번 반복했을까 싶다. 부끄러운 줄 알고 한인회 관계자들은 정신 좀 차리라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차기 비례대표의 우선순위가 한인회장에게 있다는 판국인데 해바라기들의 귀에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와 닿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모 인사가 유력한 비례대표라는 소문이 나돌면 어김없이 그를 향한 투서가 각 정당과 관계자들에게 빗발쳤다.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단체들이 포화상태여서 골머리를 앓는 미주 한인사회에 각 정당을 지지하는 후원단체들의 출범이 줄을 이었다.

미주 한인사회에 비례대표라는 당근을 흔들어댄 것은 한국 민주통합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김영진 의원은 최소한 미주지역에 각 정당이 2석이상의 비례대표 자리를 배분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것도 사적인 자리도 아닌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말이다.

미주지역에 비례대표 4석 배분이라는 당근은 얼마나 정치 해바라기들을 살 떨리게 하는 달콤한 유혹이 되었을까 싶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양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는 어디에서도 미주한인의 이름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동안 태평양을 오가며 미주 한인들의 이름을 팔아가며 여의도 입성의 꿈에 부풀었던 해바라기들의 입장에서는 허탈해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왜 이런 상황에서 미주총연의 관계자들이 흥분하고 나서는 것일까?
우선 유진철 회장과 미주총연 회원 일동은 각 정당의 재외국민 비례대표 배제로 미주 250만 한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성명서를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과연 그럴까?
그동안 한국정치권을 기웃거리던 몇 명을 제외하고 도대체 미주 한인사회에서 어느 누가 분노하고 있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참으로 현지 정서와는 동떨어진 생뚱맞은 주장이 아닐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자신부터가 한국 정치권이 아닌 미 주류사회만을 바라보고 가겠다고 공언해온 인물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그동안 거짓말과 당근을 흔들어대며 미주 한인사회를 우롱해온 한국 정치인들의 처사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나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비례대표 후보자 군에 양당이 재외동포를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은 점을 들어 사과를 요구하는 주장은 ‘글쎄올시다’라는 생각이다.

정치란 원래 거짓말을 얼마나 진짜처럼 잘 포장하느냐가 관건이다. 속인 사람도 문제이지만 뻔한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그대로 믿었다면 속아 넘어간 사람들 역시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자신들의 멍청함을 탓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 재외동포위원장 직에 있는 새누리당의 서병수 의원과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에 대한 위원장직 사퇴를 주장하는 모습 또한 가관이다. 엉뚱한 방향으로 화살을 겨냥하는 모습도 그렇지만 어차피 얼마 후면 물러날 이들에게 사퇴하라는 주장은 무엇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재외동포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바르게 전달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라는 요구는 또 어떤가?
그렇다면 국회에 재외동포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가 없어서 미주총연의 관계자들은 개인의 견해를 관철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각개전투 형식으로 전달해 온 것인가 묻고 싶다.

미주총연의 관계자들은 재외동포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 걱정에 앞서 미주 한인사회의 공통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김칫국부터 마시던 해바라기들의 모습도 안타깝지만 설자리 앉을 자리도 구분하지 못하는 나대고 보는 미주총연의 관계자들의 모습이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미주총연은 해외동포가 비례대표에 포함되지 못한 사실만을 탓하며 투정을 늘어놓기에 앞서 그동안 한국 정치권을 기웃거린 미주 한인사회의 해바라기들이 비례대표 시장에 내놓을만한 가치가 있는지부터 가늠해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250만 미주한인을 볼모삼아 불량상품 구매를 한국의 정치권에 강권하는 미주총연 관계자들의 모습을 어찌 해석해야할지 난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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