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3.5 화 07:12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교포지논단
이젠 인문학이 필요하다
뉴욕 중앙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2.03.1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2012.03.16. 뉴욕 중앙일보 / 정명숙 시인 ]


지난 여름에 아들이 한국에 다녀왔다. 하는 말이 놀러는 자주 가고 싶지만 살고 싶지는 않단다. 왜냐 물으니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 무섭고 너무 빨리 돌아가 뭔가 쫓기는 듯 불안했단다. 참으로 잘 꼬집어 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무서운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한국이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들게 된 것은 불과 30∼4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아주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에 대해 혹자는 ‘기적’이라고 부른다.

한국인의 가슴 속에는 그만큼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한국의 기업성장과 교육문화, 과학기술 등은 새로운 발전을 꿈꾸는 세계 모든 국가들의 롤모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양적인 팽창이 질적인 발전을 병행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한국의 교육문화가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의 교육방식은 일렬로 배치된 책상에 앉아 선생님으로부터 학생에게 일방적인 지식의 주입방식이다. 시험 때가 되면 주입된 지식을 그대로 토해 놓아야 좋은 성적이 나오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기업에 취직된다.

한국사회에서 사농공상의 계층구조는 사라지고 권력과 경제력으로 계층을 구분하고 있다. 좋은 학벌은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명예를 보장한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신분상승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미국의 대학 졸업장은 유력한 무기가 되어 상류사회의 10%를 장악하고 있다 하니 과연 놀랄 만하다.

한국인의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는 숫자에 있다. 수능성적, 학점, 아이큐 그리고 연소득 등 많은 생산량과 끊임없는 서열 다투기 등으로 많은 과학고·특목고들은 품질 좋은 메모리칩을 생산하듯 품질 좋은 학생 생산에 힘을 쏟고 있는 듯하다.

그 한 예로 작년에 카이스트에서 여러 명의 학생과 심지어는 교수까지도 자살하는 소동이 벌어졌었다. 이 사건 이전에도 고등학생, 중학생 급기야는 초등학생까지도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려 자살하기도 했다.

여기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한국의 교육이 지나치게 산업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나치게 눈에 보이는 기술공학이나 생명공학을 강조한 나머지 경쟁력만 키워 국가간 국민간 심지어는 동료간에도 ‘너를 이겨야 내가 산다’ 하는 무서운 사회를 낳았다.

그 결과로 더 나은 세상이 아닌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경쟁사회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변화하는 최첨단 IT사회에서 머지않아 많은 직업과 직업인들이 컴퓨터에 밀려날 상황이고 지금도 밀려나고 있다.

벌써 일반 잡무는 컴퓨터로 대치된 업무가 많으며 앞으로는 최고급 인력인 변호사 업무도 컴퓨터가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다. 의료산업에는 벌써 로봇 수술이 성행하고 있고, 진단용·치료용 기계들도 컴퓨터로 처리한다.

결국은 많은 인력이 남아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할일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 우울증, 무기력증 환자들이 늘어갈 것이며, 좋은 음식과 편안한 생활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교육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생산만 강조하는 기술과 과학에서, 생각하고 변화하는 사회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사고능력을 키우는 인문학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과학은 숫자를 가르치지만 인문학은 사고하고 창의력을 키워주는 데 중점을 둔다. 미래사회는 무엇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보다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한다.

컴퓨터의 처리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술의 급속한 진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결국은 이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상상력과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의 세상이 도래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처럼 정보기술 산업의 선두주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혁신의 비결은 다양한 인문학을 토대로 한 정보기술 분야의 통합적 연구다.

앞으로 교육의 초점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이면과 향후 사회변화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각을 갖기 위해 사회·역사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철학·문학 그리고 예술에 맞추어져야 하지 않을까.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