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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영원한 소수언어로 머물 텐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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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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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2.20. 경향신문 / 김미경 대덕대 교양학과 교수 ]


   
▲ 김미경 교수
최근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로스 킹 교수로부터 절망적인 편지를 받았다. 짧은 편지 속에서도 그가 지난 20년 동안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한국어교육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좌절감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인들이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국어 교육을 위해 투자하지도 않는 무지와 인색함에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듯 보였다. 그는 한국인의 광적인 영어 열기와 철저한 모국어 냉대라는 상황을 “한국은 정말 이상한 나라입니다”라고 간단하게 표현했다.

킹 교수는 예일대와 하버드대에서 한국어학을 전공하고, 북미지역에서 한국어교육의 세계화를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해온 한국어학자이다. 그는 한글발전유공자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한국어교육의 두 분야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 하나는 1999년 미네소타 주에 설립된 콩코디아 한국어마을을 활성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외국인과 교포 2세들이 한국어마을을 통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며 한국어를 사랑하게 되기를 바랐다. 그는 특히 한국계 이민자들이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모국어를 가장 빨리 잃어버리는 민족이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킹 교수가 한국어교육의 국제화를 위해 힘을 쏟은 또 하나의 영역은 캐나다 대학에서의 한국어교육 심화과정이다. 그는 북미지역의 교포 2세 중에 한국어학을 전공하고 한국어교수로 활동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문제를 알고 있었다. 또한 북미지역의 소수언어들이 사멸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수언어를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대학교의 언어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가 단기 입문과정에 그치지 않고, 4년 동안 지속되는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한국어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은 정규직 한국어 전임강사 1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이었다. 그가 10여년 가까이 한국 정부와 교포사회에 온갖 발품을 팔아가며 호소했으나 아직도 전임강사 1명의 인건비를 지원할 후원금이 모이지 않았다. 같은 대학의 중국어와 일본어 프로그램이 각국 정부와 교민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확고히 기반을 잡았다. 펀자브어 프로그램은 인도 교민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펀자브어 수강자가 한국어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지고, 펀자브어를 수강한 2세들이 캐나다 공립학교에서 펀자브어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 강좌는 아직도 학생들 사이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낮은 과목으로, 지원 자금이 가장 불완전한 과목으로 남아 있다.

킹 교수의 짧은 편지가 나에게는 한국인 전체에게 보내는 무서운 경고로 다가왔다. 그가 목격한 한국어교육의 방치 상태가 미국이나 캐나다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어 프리미엄과 영어 광풍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갉아먹고, 국어교육을 소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킹 교수가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어 사랑과 한국어교육을 위한 헌신은 두 가지를 알려준다. 하나는 한국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민족주의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 사랑이 아무리 깊다 하더라도 서양인 한국어교수 한 사람의 힘으로는 한국인과 한국 정부의 어긋난 언어교육 세태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몇 줄로 전달된 그의 편지는 한국인과 한국 정부가 스스로 모국어의 가치를 이해하고, 하루빨리 올바르고 적극적인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한국은 영어식민지 국가로 전락하고, 한국어는 국제사회에서 영원히 소수언어로 남거나 아예 사멸할 수 있다는 뼈아픈 경고의 메시지라는 것을 그를 대신해서 전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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