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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수정사우나 사태는 예견된 참사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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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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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철 / 재미 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지난 21일 발생한 총격 사태로 충격에 휩싸였다. 용의자 백정수(61)가 자신의 누님 부부 그리고 여동생 부부 4명에 총격을 가해 살해 한 뒤 자신도 자살함으로써 일가족 5명이 숨지는 끔직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사건 당일의 모습은 현지 한인 언론들에 의해 상세히 보도된바가 있다. 그런데 어쩌면 이번 사건은 이미 예견된 참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번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의 과거 모습을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총격을 가해 누님 부부 그리고 여동생 부부를 살해한 백정수 씨의 과거 전력부터 살펴보자.

백씨는 애틀랜타 총기 사태 이전 뉴올리언스에서도 유사한 총기 살해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다.
백씨가 미국에 정착하게 된 배경은 90년대 초 수정 사우나의 주인이자 백씨의 누님인 백금희 씨의 초청 때문이다. 당시 도미한 백씨가 정착한 곳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유명한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이다. 반면 백금희 씨는 플로리다와 근접한 앨라배마에 위치한 미 공군 부대 주변에서 ‘마사지 팔러’를 운영하고 있었다.
30대 후반이었던 백씨가 뉴올리언스에 정착한 이후 잡은 직장은 한국인이 경영하던 청소 용역회사이다. 이상복 씨와 그의 두 아들이 경영하는 청소 용역회사에서 백씨의 직책은 슈퍼바이저였다.

현지 한인들은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된 백씨가 청소 용역회사에서 인력 관리직인 슈퍼바이저 직책을 맡게 된 이유는 의사소통이 될 정도의 영어 구사 능력이 있었기 때문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백 씨는 청소 용역 회사의 특성 때문이었는지 낮 시간에는 상사였던 이상복 씨를 비롯해 이 씨의 두 아들과 어울리며 화투판을 벌리는 것이 일과였다고 한다.
이러한 와중에 백 씨는 상사였던 이상복 씨 일가와 시비가 생겼고 그들을 살해하기로 작정한다.
백 씨는 상대인 이상복 씨의 아들이 노름판에서 항시 방석 밑에 권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성경의 가운데 부분을 칼로 도려낸 후 권총을 숨겨 도박장으로 반입한 후 이상복 씨 일가 3부자를 살해했다. 그 후 백 씨 자신도 권총 총구를 입에 문채 방아쇠를 당겨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한쪽 눈만 잃은 채 다행히 목숨은 건졌었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이번 애틀랜타 그리고 과거 백씨가 뉴올리언스에서 저지른 살인 사건의 패턴을 보면 유사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백씨가 저지른 범죄의 동기가 우발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다른 점은 당시에는 운이 좋게 사건을 정당방위로 포장해 빠져나올 수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살을 시도한 백씨가 자살미수가 아닌 사망했다는 사실뿐이다.

여하튼 뉴올리언스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배심원 재판에 회부된 백씨를 위해 당시 한인사회는 재판부에 진정서까지 제출했다고 한다. 백 씨에게 살해당한 이상복 씨 일가의 행동거지 역시 별로 탐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당시의 모습을 기억하는 어느 한인의 증언이다.
이런 연유인지 이번 사건 소식을 접한 어느 한인은 혹시 당시 자신들이 ‘공연한 짓을 했던 것이 아닌가’라며 후회의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여하튼 개 버릇 남 못준다고 했던가?
한쪽 눈을 실명한 백씨는 이후 성격이 더욱 포악해 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앨라배마에서 마사지 팔러를 운영하던 백금희 씨는 90년대 중반 애틀랜타로 이주한 후 ‘아시아나 가든’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한다. 이때 만난 사람이 현재 수정 사우나의 대표이자 남편인 강병욱(65)씨이다.
당시 기혼이었던 강 씨가 이혼 후 백금희 씨와 재혼하자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일부 한인들이 강 씨를 별로 곱지 않은 시선에서 바라보았다. 그러나 백금희 씨의 재력을 바탕으로 수정 사우나의 사장이 된 강병욱 씨는 한인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MB정부 출범 이후 출범한 14기 민주평통의 임기가 1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낙하산으로 애틀랜타 평통협의회 위원에 3명의 인사가 위촉된다. 당시 강 씨의 이름이 화려하게 등장한다. 또 이 과정에서 현 MB정부의 실세로 통하는 애틀랜타 출신의 모 인사가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하튼 뉴올리언스 사건 이후 성격이 더욱 포악해진 백 씨는 자신의 매형인 강 씨와 자주 충돌하고 심지어 강 씨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는 광경을 목격한 인사들도 상당수이다. 이 같은 와중에 애틀랜타에는 수정 사우나보다 시설과 규모면에서 훌륭한 제주 사우나가 등장한다.
또 실질적 자본주이자 대표인 강병욱 씨의 부인인 백금희 씨는 스모키 마운틴 중턱에 위치한 체로키 카지노장을 출입하며 도박에 빠진다. 백 씨는 총격을 가하기 전 3일 동안 시비를 펼치며 도박 할 돈은 있으면서 자신에게 줄 생활비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행패를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한인을 살해한 전력이 있는 백정수. 젊어서는 마사지 팔러라는 퇴폐업소를 운영하다 말년에는 도박에 빠진 백금희 씨. 손아래 처남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부인의 재력을 배경으로 한인사회에서 유명인사 행세를 했던 강병욱 씨. 커튼 뒤에 가려져 있던 이들 가족들의 모습이다.

문제는 이들 가족들은 최소한 뉴올리언스에서 백 씨가 과거 저지른 총격 사건의 전말이 정당방위가 아닌 계획적 살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참사도 우연이 아닌 이미 예견된 참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최소한 가족들 사이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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