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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지키는 ‘보수’ 폐기하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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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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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1.16. 경향신문 <기고> / 양재혁 성균관대 명예교수(철학) ]


   
‘이른바 전통(본원)적 축적’이라는 유명한 철학명제가 있다. 즉 옛적부터 저축해 두었던 자본으로 공장을 창업한 것이니, 그 공장을 ‘보호(保)하고 지키는(守)’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자본가들의 철학이 ‘보수’라는 의미로 정착했다.그런데 이러한 ‘보수’의 정당성 주장에,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이론이 근대산업사회의 노동자 착취과정에서 새로운 이론으로 발전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전통적 축적’이란 것이 사실은 온갖 제도적 폭력(왕권, 귀족, 영주 등)으로 약탈한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노동 무산대중의 가치체계로 표본화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더 많이 축적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재물은 욕심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소수 기득권자들의 폭력수단을 동원한 약탈을 막고, 공평하게 소유해야 한다는 이른바 ‘경제민주화 이론과 실천’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폭력에 의한 약탈은 근대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 과정에서 극렬하게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식민지배 아래서 민족국가 독립을 위해 재산과 생명을 희생한 쪽과, 일제파쇼세력과 타협하여 개인의 재산을 확장하고 ‘보수’한 불륜 집단으로 나뉜다. 일제 패망 후에 불행하게도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 때문에 전통적 민족국가는 분단되었다. 그 과정에서 친일 부역하여 개인재산을 축적한 소수의 패륜집단은 미 군정시기에 친미파로 옷을 갈아입고 외세권력의 비호 아래 부정한 재화를 지칠 줄 모르고 쌓아왔다. 그들은 그 부와 기득권을 오늘날까지 확장하고 보수하고 있다.

한편 민족의 통일된 국가를 건설하려던 세력은 좌파로 몰려 학살되거나 북쪽으로 쫓겨가기도 하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독립을 실천하려던 세력은 외국지배세력과의 투쟁에서 개인이익을 뒤로하고 민족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민족 이익 보수’를 주장했다.

서구국가에서는 근대화 과정에서 민족의 이익을 개인 이익보다 우선하려는 가치체계를 ‘보수주의’라 한다. 그와 달리 우리나라 집권당의 ‘보수논리’는 일본과 미국 세력에 의지하여 개인집단의 이익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보수라는 점을 우리 민중이 명확히 알아야한다.

이제 ‘보수’ 가치를 역사적 패륜자들의 개개 집단 이익 추구가 아니라, 민족국가의 이익을 ‘보수’한다는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한나라당이나 MB정부가 추구하는 ‘기득권의 보수’를 폐기하고, 민중의 삶을 보호하며 민족국가의 이익을 지키는 보수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을, 민족을 배반하고 외세에 의존하고 도덕적으로 망가진 세력에게 맡기면 또 다른 꼼수로 민중을 기만할 뿐이다. 민중의 권리(선거)로 역사적 패륜 집단을 심판할 때 비로소 보수의 의미를 민족과 민중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의 ‘보수’와 ‘진보’ 개념과 그 적용은 역사논리와 모순된다. 서구 자본주의 발달과정에서는 민족국가의 이익을 원칙으로 하는 가치체계를 ‘보수주의’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의 근대 정치사에서는 민족 이익을 앞세우는 가치체계를 ‘좌파진보주의’라 매도하며 폭력적 악법으로 처벌했다. 반면 외세에 의지하여 개인의 이익을 확장하는 기득권 집단이 ‘보수’라 자칭하고, 그 잘못된 논리 때문에 갖은 부패가 재생산되고 있다. 민중과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치·경제를 위하여 ‘수구 보수’는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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