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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해외노무자’로 인한 연변지역의 양면
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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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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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일 / 연변일보 기자 ]


   

연변의 ‘해외노무자’, 즉 외국에 나가 돈을 벌어온 사람들은 다년간의 해외에서 자본축적과정을 거쳐 이제는 그 실력을 과시할 만큼 상당한 자금여력을 갖고 있다. 이들에 의해 연변은 현재 상당한 량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런 돈은 연변의 크고 작은 시장에 흘러들어 소비로 전환, 소비시장을 크게 활성화 시키고 있다.

'해외노무자'의 소비에 대해 비난과 실망도 많지만 연변의 산업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에 대해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우리 소비시장에 대한 충격과 영향력은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는 것이 우리 조전족에게는 자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국외에 가 돈을 벌어와 자기 나름대로 소비하는 이들에 대해 우리는 올바른 진단과 평가를 내려 이들의 소비문화가 진정으로 우리 조선족사회의 새로운 소비문화발전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소비 집단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위축에서 탈출하는 새로운 조선족소비군

조선족은 원래 노래 잘 부르고 춤 잘 추며 강인하고 근면하며 교육문화정도가 높은 민족으로 불리어 왔는데 요즘은 칭찬이 하나 더 붙어서 국외에서 돈 잘 벌어 잘 사는 민족으로 불리고 있다.

'해외노무자'가운데 연간 수입이 30여만 위안(한화 5,500만원)에 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장 낮은 수입자라도 해도 연간 10여만 위안(한화 1,830만원)씩은 벌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돈을 꾸거나 집을 저당하고 대출한 돈으로 출국한 사람들인데 국외에서 몇 년간의 고달픈 노동으로 자본을 축적해가지고 돌아온다. 돌아오면 빚도 갚고 저금도 하면서 과거와는 판이한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돌아와 돈을 탕진하고 다시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업경영으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벌어온 돈을 쪼개 쓰면서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소비와 관련해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국외에서 일하며 소비할 때에 비하면 연변에서의 소비는 아무것도 아니다. 벌어서 중국에 와서 사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것이 이들의 공동한 인식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해외노무자' 대부분의 소비는 노동계층에 비하면 아주 대범한 것이다. 총체적으로 이들의 모습은 경제곤란으로 인해 장기간 시달려왔던 소비위축심리에서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조선족 소비 집단이라는 지적이다.

개혁개방이후 근 20여 년간에 우리 연변자치주에는 '해외노무자' 연인원이 14만 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년 이들이 벌어들인 돈은 8억 달러로, 올해에는 9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외국에 가 돈을 벌어온 사람들마다 은행에 돈을 저축해놓고 대부분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근 20여년을 이런 방식으로 살아온 수많은 연변의 조선족들은 개혁개방의 덕분에 남보다 잘 사는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실례로 지금 연변의 도시, 향진 주민들의 은행저축액은 2003년에 벌써 235억 5700만 위안, 1인당 저축액은 1만 800위안에 달해 전국(8565위안) 전 성(8130위안)보다 각기 2200위안, 2670위안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4년의 연변의 도시, 향진 주민들의 은행저축액은 281.5억 위안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은행업계는 이런 저축액의 대부분이 국외노무송출에 의한 수입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니까 노무송출의 주류를 이루는 연변조선족들의 자금여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의 소비를 과소비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적극적인 의미에서 보면 이들의 소비는 질적 생활을 위한 일종의 향수적인 소비이다, 이는 지역소비시장에서 홀시할 수 없는 하나의 새로운 소비 집단을 형성, 크고 작은 소비시장이 어느 정도로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市長)과 시장(市場)은 '해외노무자'에 감사해야

연길시 도시조사대 강매처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길시의 소비자물가 인상폭은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중국의 평균 소비자물가 인상폭 1.3%에 비해 0.4% 높다. 알기 쉽게 풀이하면 소비자물가 인상폭이 1.3%라는 것은 돈으로 따지면 지난해에 12월에 당신의 손에 있던 100원짜리 돈이 올해 6월말에 와 98원 70전의 가치에 해당되며 연길시의 소비자물가 인상폭이 1.7%라는 것은 지난해 12월에 손에 있던 당신의 100원짜리 돈값이 올해 6월말에 와서는 98원 30전에 해당하는 돈으로 유통됐다는 지적이다. 이는 연길시의 물가수준이 전국의 평균수준을 초과했으며 그만큼 소비시장이 활기 띠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질적으로 물가인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형편에서도 연길시의 상반기 소비품판매액은 16억 5700만 위안에 달해 전반 사회소비품판매액의 72%를 차지했다. 이는 연길시의 가정소비품 시장의 흥기를 보여주는 사실적인 근거이다.

얼마 전에 연변사람들의 노임평균수준은 전국의 노임평균수준 보다 낮다고 주통계국이 발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연변조선족들의 소비수준은 평균노임수준을 훨씬 초월한 수준이며 특히 연길시에 거주하는 많은 조선족들의 소비수준은 놀라울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연길시의 부동산, 상업, 오락, 노역, 교육 등 소비시장은 물가인상과 관계없이 나름대로 흥기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소비시장을 흥기시키고 리드해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해외노무자'들이다. 그래서인지 연길에 와 장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본지역의 장사꾼들마저도 이들을 하나의 중요한 소비 집단으로 삼아 공략하고 있으며 시장의 물가도 조선족들이 올렸다는 말도 나올 지경이다. 얼마 전에 길모퉁이에서 남새장사를 하는 한 한족아주머니에게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물었더니 “물가는 조선족들이 올렸지...”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장사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해외노무자'에 의한 소비시장의 활성화는 연변으로 말하면 특히 소비 집단이 집중된 연길시로 말하면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당한 공업기업이 몇 개 없는 지역에서 많은 실업자들이 국외에서 돈을 벌어가지고 돌아와 남부럽지 않게 당당하게 소비하면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 우리 한민족의 근면함을 자부할 정도이다.

노무송출로 일어서는 이들의 창업정신은 어찌 보면 정부의 실업부담을 덜어주고 소비시장 활성화에 막대한 공헌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연변의 도시와 농촌의 조선족가정에는 외국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한집 건너서가 아니라 집집마다 외국에 노무송출을 갔다 온 사람들이다. 자신의 피땀으로 벌어온 돈으로 고차원의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조선족들은 지금도 물가인상에 관계없이 다방면으로 소비를 계속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소비 집단이 있음으로 해서 연길시의 소비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이런 소비과정이 있음으로 인해 우리의 산업경제가 어느 정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도시경영의 주인인 시장(市長)과 연변산업경제발전의 유통마당으로 되고 있는 시장(市場)은 진심으로 이들에게 감사드려야 할 것이며 이들의 소비를 비난하지 말고 이들을 잘 인도, 고무 격려해야 할 것이다.

돈도 벌고 행복을 찾는 지혜 갖추어야

연변경제발전에 대한 '해외노무자'들의 기여는 세인이 공인하는 바다. 이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반면에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가정문제이다. 특히 이혼문제가 아이들의 심신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에 의하면 2004년 용정시의 결손가정학생수는 1만여 명으로 이는 용정시 학생총수의 43%를 점하는 것으로 된다. 그중 일부 학생들은 부모들의 노무송출로 인한 이혼으로 결손가정자녀로 되였다. 참담한 현실이다. 어른들은 나름대로 자식을 위해 돈을 번다고는 하지만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부모의 사랑을 잃고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들로 놓고 보면 눈앞의 현실은 암담한 실정이다. 허나 현실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고 어른들이 국외로 오가는 횟수가 늘면서 애들의 고독은 더욱 심해만 진다. 많은 돈을 벌어가지고 와 아이에게 이것저것 사주는 부모가 있지만 지금의 애들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붓한 가정과 부모의 따스한 사랑이란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노무송출은 상당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이루다 말할 수 없는 아픔과 설음이 서려있다. 돈을 벌어 쓸 때는 좋으나 돌아서 가정을 생각하고 자식을 생각하면 피눈물이 나지 않는 부모가 없을 것이다.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용기도 좋지만 그보다도 가정과 자식을 지키면서 돈을 버는 방법, 행복을 찾는 지혜를 갖추어야 할 때다. 그래야만 우리 조선족은 우수한 민족으로 떳떳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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