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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에 대한 생각
Hyeonseok C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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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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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친구와 술을 마시기로 약속 한 날이었다. 그 친구가 한국 사람을 대리고 나왔는데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한국계 미국인 이였다. 처음 만나는 한국계 미국인이 아니었기에 스스럼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나이도 어린 친구도 아니었다. 30에 가까운 나이였고 3-4살 때 어머니를 따라 이민을 간 1.5세였다. 그 친구가 그 전날 기분 나쁜 일을 당했는데 그 동안 알고 지내왔던 친구에게 아주 기분 나쁜 문자를 받았다는 거였다. 문자의 대략적인 내용은 "양키 고 홈." 어쩌다 그런 문자를 받았냐고 했더니 한국에서 지내면서 한국 사람과의 마찰에 기분이 상해 페이스 북에 불평 섞인 말을 몇 마디 적었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본 친구가 “한국이 마음에 안 들면 집에 가세요!”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거였다. 많은 재외 동포들이 한국을 찾는다. 고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고국의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를 보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하지만 많은 수는 상처를 입거나 그로 인해 돌아가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동양인으로서 생활하다 한국에 오면 미국인으로서 취급을 받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한국적인 생각을 한다거나 자신들이 무조건적인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미국식 교육은 자신이 피부 색깔이 어떻던 부모의 고향이 어디든 다인종의 학생들에게 자랑스러운 미국시민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한다. 피부색깔이나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하여 시민증을 가진 그들이 미국인이 아니라는 생각을 절대로 심어주지 않는다. 자신이 자란 마을의 분위기와 그런 교육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어찌 자신들이 100프로 한국 사람이라 느끼고 큰 애착을 가지겠는가.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그들은 한국을 찾는다. 자신이 태어났거나 부모가 태어난 나라에 대한 끈을 끝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번은 3세대 고려인 친구와 룸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언제나 나를 외국인이라 불렀는데 그렇게 부를 때 마다 그러면 너는 누구냐 라는 질문을 던지면 자신이 까레이츠(한국인) 라는 대답을 언제나 당당하게 했다. 자신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시절 사할린에서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보내졌다고 한다. 그의 조부모와 부모는 한국말을 했지만 그는 전혀 한국말을 할 줄 몰랐지만 그는 한 번도 그 자신이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 해 본적이 없었다고 한다. 한번은 그 친구에게 한국의 성씨와 본관에 대해 설명해 주었더니 매우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자신의 성은 어디에서 왔는지 본관은 어디인지.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곽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의 본관과 역사를 찾아 그 친구에게 알려 주었다. 좋아하는 내색은 안했지만 그 후 몇 번이고 자신의 본관에 대해 물어보고는 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했고 한국에 가고 싶냐 는 질문에 가보고 싶다는 대답을 흐리며 하던 친구였다. 사실 그의 삼촌이 한국에 있는 친척들과 연이 닫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친척들을 보고 몇 주가 되지 않아 돌아 왔다고 한다. 그 또한 한국을 가보고 친척들을 만나보고도 싶어 했지만 자신이 자라온 곳과는 한국이 똑같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고 자존심도 매우 쌘 친구였지만 한국에 오는 마음을 막연한 무언가가 막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 이름을 가진 일본에서 온 여학생과 함께 학교에서 외국인학생 단체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당시 외국인 학생들에게 스티커로 만들어 진 국기를 나누어 주어 어깨쯤에 붙이게 했는데 그 친구에게 일본 국기를 건넸다가 민망했던 적이 있다. 그 친구가 가진 여권은 내가 가진 대한민국이라 적힌 푸른색 여권이었다. 그녀는 일본에 살며 일본말이 모국어인 친구이지만 여권은 여전히 한국여권을 소지하고 한국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어느 날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는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한국 사람인지 일본사람인지 나도 헛갈려……." 라고 돼 있었다. 안 봐도 훤한 것이 자신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한국의 다른 문화와 자신의 몸에 밴 일본식 문화의 충돌 그리고 그녀를 일본인으로 대한 몇몇의 한국 사람들 그리고 그녀 또한 한국 사람들을 마주할 때 일본인적인 생각으로 대한 점들이 아마 그녀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게끔 하는 일들을 만들었지 않나 한다.

현재의 젊은 조선족 친구들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 물으면 중국인이라는 말을 쉽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 회사생활 당시 직원들의 밥을 해주시던 조선족 아주머니는 ‘어느 나라 사람이세요?’라는 장난 섞인 질문에 머뭇머뭇 하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친구 따라 쫓아 일용직으로 아르바이트 하러 간 공장에서 만난 조선족 아저씨에게 한국이 해외 생활하는 재외 동포 분들 챙겨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조선족 분들이 다 그냥 중국인이라도 차라리 속편하게 이야기한다는 내 생각을 30분 동안 이야기 해드리자 조용히 듣고만 계신다. 얼굴 표정은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처음보네' 라는 눈치셨지만.

대체 한국인이라는 기준점이 무엇일까. 이스라엘 같은 경우는 자신의 몸에 단 한 방울의 유대인피가 섞여 있고 유대의 종교를 따르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스라엘 국적을 부여한다. 유대인의 피가 섞여 있지 않더라도 종교를 따라 유대인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하고 더욱 나은 소위 선택받은 유대인으로서 대우한다. 한국인의 피가 섞여있지만 한국국적을 가지지 않은 한국인을 기본적으로 우리는 한국인으로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는 절대적으로 그들을 한국인으로 본다. 그들이 한국말을 하던 하지 않던 그들 스스로가 한국인으로서 그들을 분류하던 분류하지 않던 나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다른 생각을 하든 안하던 나는 그들을 한국인으로 본다. 재외동포들은 단지 한국의 문화를 모르고 그들이 받은 교육에 의해 그들이 태어나거나 자라난 국가를 모국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 마음속엔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지도 않고 지우지도 못 한다. 그러고 싶어도 그러지 못 하는데 그들이 태어나거나 자란 나라에서 조차도 그들을 코리안 아메리칸, 자이니치, 조선족, 고려인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라보고 대우해야 할까.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전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는 서로가 이해 할 수 없는 언어를 사용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는 도가 틀리고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조금씩 다르다 하여 한국 사람이 아니라는 정신 나간 소리는 하지 않는다. 이런 맥락을 조금 더 키워 재외동포에게도 적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보면 조선족들이 한국인을 상대로 전화사기치고 한국에 노동자로 들어와 중범죄를 저지른 뉴스의 댓글들을 보면 때놈들 조선족 놈들 집에나 가라라는 심심치 않게 본다. 그들의 범죄를 옹호하거나 그들이 잘하고 있다는 것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당연히 감옥에 가야겠고 추방을 당해야 한다. 하지만 과연 그들 전부가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사람으로 자란사람 중에도 살인을 저지르고 한국 사람을 상대로 사기 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사람 전부가 한국을 떠나야 하는 건가. 한국인 신분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그는 또 다른 한국사람 중 한명에 불과한 것이지 한국사람 전체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 중국의 문호가 개방이 되었을 때 많은 한국인들이 연변지방에서 조선족을 상대로 사기 친 일을 고려한다면 단연 이것은 국적,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문제에 불과하다. 몇 가지 사건으로 전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

예전에 가끔 “왜 하필이면 한국인으로 태어났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는데 이러한 분들을 만나며 느끼는 점은 그래도 나는 행운아구나라는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기에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에도 머뭇거릴 일은 적어도 없으니 말이다. 한국말을 모르고 한국문화를 모르는 재외동포를 외국인으로서 대하는 건 자신의 자유이다. 하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진짜 외국인만을 손님으로서 대우하고 친절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북한을 아예 다른 국가 다른 나라사람들로 보고 있는 풍조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을 아예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안타까운 마음을 일게 한다.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자신을 한국인(Korean)이라 칭하는 분들이 많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난 사람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국인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민족주의니 국수주의니 이런저런 이데올로기를 갖다 붙여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먼저 결정하는 건 우리내의 몸속에 흐르는 피다. 국가를 거부하고 국가를 바꿀 수는 있지만 피는 그렇게 못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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