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가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 그는 미국의 보물이며 그를 탓하지 않고 그에 대해 격한 감정도 없다. 그는 (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이다”

2008년 12월 8일 엔진 결함으로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외곽에 추락한 미군전투공격기 F/A-18 호넷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아내와 어린 두 딸 그리고 장모 등 일가족 4명을 잃었던 한인 윤동윤 씨가 당시 미군 전투기 조종사를 용서하며 남긴 말이다. 추락 전투기의 조종사는 추락 직전 낙하산을 타고 탈출했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법원 제프리 밀러 판사는 ‘미 정부는 윤동윤 씨와 그 유족에게 178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고 후 윤동윤 씨와 유족들은 미국 정부와 보상을 협의했으나 미국 정부가 제시한 보상금이 턱없이 적어 미 정부를 상대로 5,600만 달러를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제프리 밀러 판사는 이날 판정을 통해 당시 사고로 일가족을 잃은 윤동윤 씨에게 미국 정부는 960만 달러를 보상하고, 윤 씨의 장인인 이상현 씨에게는 370만 달러, 윤씨의 장모)를 잃은 이상현씨의 자녀 3명에게 각각 150만달러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제프리 밀러 판사는 “두 딸의 죽음은 윤 씨에게 큰 상실감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효성과 애정이 중시되는 (한국) 전통문화에 비춰볼 때도 적절한 보상 금액”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윤 씨는 당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하며, 가해자를 향한 아름다운 용서를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과 교훈을 던져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