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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만세
독일 교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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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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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14. 독일교포신문 <칼럼> / 손병원 ]


작금 한국에서는 SBS 수목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과정이 재미를 더한다. 훈민정음은 백성들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세종의 진면목을 세종실록을 토대로 간명히 정리해봤다.

태종은 원경왕후 민씨 소생의 네 아들을 뒀는데 막내 성녕대군은 일찍이 병사하였다. 장남 양녕대군은 무인의 기질이 다분하고 행실이 세자답지 못하다 하여 폐 세자 시키니 둘째 효령대군이 세자책봉에 유리했으나 불교에 심취한 게 빌미가 되어 차후 승려가 됐다.

학문을 숭상하는 학구파 충녕대군이 제 4대 임금이 되니 조선의 르네상스문화가 시작됐다. 엄청난 독서량으로 모든 분야에서 박학다식한 세종은 너그러움 품성과 함께 이미 성군의 자질이었다. 신분을 불문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유교정치의 기틀을 마련했다.

나라행사를 유교식으로 거행했고 효행록을 간행하여 유교를 장려했다. 불세출의 재상 황희, 맹사성은 세종의 쌍두마차였다. 평안도 함경도지역에 여진족의 남침에 대비하여 김종서, 이천, 이징옥장군들이 4군을 설치하고 6진을 개척하니 지금의 우리나라영토가 확정됐다.

이종무는 대마도를 정벌하여 경상도 땅으로 편입시켰다. 박연은 우리 고유의 음악 아악을 정리해 지금의 국악의 틀을 마련했다. 백성들을 위한 과학기구들로 장영실, 최해산의 앙부일구(해시계), 자격루(물시계), 세계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 혼천의가 있다.

하루 네 끼의 식사도 마다하지 않은 대식가 세종은 어느 날 권농차원에서 모심기를 한참 하다 배가 고팠다. `여봐라, 저기 황소 한 마리 잡아먹도록 하자` 고기반찬 없으면 밥을 안 먹었다. 세종 2년 재위 때 정종이 승하하자 조정에서는 만백성들은 3일간 음주가무, 고기를 먹지 말도록 했는데 세종이 꾹 참고 견디니 태종이 신기하게 여겼다.

조선왕조실록에서 고기를 검색하면 세종이 504회로 나올 만큼 고기를 좋아했다. 세종은 극심한 당뇨로 인해 시각장애를 일으켜 앞 사람을 못 알아 보니 현대의학용어로 4-5급 증세였다.

당뇨합병증으로 혈관에도 문제가 생겨 감각이 둔해져 옆구리 종창 풍질로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지도 못했다. 족부가 썩어 들어가 지팡이를 짚었다. 두통 이질 수전증 풍증 부종 등등 잔병을 달고 살아 `한가지 병이 겨우 나으면 또 한가지 병이 생기니 나의 쇠로함이 심하다고 한탄했다.

세자 시절 눈병이 났어도 책을 읽길래 태종이 강제로 책들을 뺏어갔는데 우연히 병풍 뒤에 있던 책 한 권을 찾아 천 번 읽다가 뺏긴 책들을 되돌려 받았다. 35세 때 당뇨에 걸려 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의 초정 약수터에서 눈병 치료 차 117일간 머물렀다. 그런 중증으로 54세까지 산 건 기적이라 한다.

훈민정음 창제를 위해 집현전을 만들어 3년 만인 1443년 나랏말씀을 완성했고 1446년 반포 그리고 4년 후 세종대왕은 붕어하셨다. 1418년 8월 집정하여 1450년 2월까지 재위기간 31년6개월 태평성대를 이끌고 1450년 양력 4월8일 붕어하시고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영릉(英陵)으로 모셔졌다. 세종의 광화문 동상 왼손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들려있다.

오늘날의 한글날은 한글 반포 시일, 스승의 날은 세종 탄신일을 기렸다. 어진은 존재하지 않는데 1972년부터 사용되는 만 원권 지폐 초상화를 그린 김기창의 그림을 국가 표준영정으로 지정했다.

현대한국어의 기틀을 마련한 주시경은 조선의 국어선생이었다. 서재필의 독립신문은 한글로 쓰였는데 주시경은 여기에서 독립정신과 민족정신 고취에 힘쓰며 한편으로는 언문을 한글 명칭으로 바꾸고 띄어쓰기를 개발하니 최현배가 힘을 보탰다. 그들은 한글의 맥을 정리했다.

임꺽정을 쓴 홍명희는 그의 문학성도 빛나지만 순수 한글로 국어사랑을 보여줬다. 그는 1948년 남북 지도자 연석회의 참가 차 평양 갔다가 그대로 눌러앉아 북한 정권의 부수상을 역임했는데 차후 그의 손자는 경제비서로 활동하다 숙청당했다. 최남선 이광수 정인보와 함께 조선의 4대 천재로 불렸다.

한글은 정보통신시대, 디지털시대에 딱 들어맞는 문자이다. 일본인들의 컴퓨터 자판은 알파벳이 깔려있다. 각 단어를 영어발음표기에 맞게 입력해야 그들의 문자가 뜬다. 또한 문장마다 한자가 있으니 계속 한자 변환을 해줘야 함으로 속도가 더디고 불편하다. 같은 발음의 한자도 많으니 일일이 골라 찾아야 한다.

중국인들의 컴퓨터 자판은 복잡하다. 3만개 넘는다는 한자를 다 펼쳐놓을 수 없으니 중국어 발음을 영어로 뜨게 해 알파벳으로 입력한 다음 단어마다 입력 키를 눌러야 한자가 나온다.

한글은 24개 자음과 모음으로만 모든 문자를 입력할 수 있으니 과학적 문자이다. 예전의 한글타자기는 받침이 어설프고 글꼴이 부자연스러웠으나 컴퓨터시대에 와서는 일거에 해결되었다. 영어 26개 알파벳은 소리문자이지만 A가 위치에 따라 발음이 다르고 나라별로 발음이 다르다. 한글은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소리만 갖고 있다. 한글은 발음기관 모양까지 표현한 섬세함 때문에 소리표현이 원음에 가깝다.

한글의 소리표현은 8800여 개, 일본어 300여 개, 중국어 400여 개 능력이라고 한다. 휴대전화로 문자 보낼 때 같은 내용을 한글로는 5초, 중국, 일본은 35초 걸린다고 한다. 빠름이 통신시대의 큰 경쟁력이고 인터넷 친화성을 불러일으킨다.

정부도 한국어 세계화를 위해 의욕적인 사업을 펼친다. 100여개 나라에 2206개 한국어 보급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초, 중등학교에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한 나라가 15개국 628곳 이나 되며 점증하는 추세이다. 공부란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노력이 부족할 따름이다. 공부할 때 고통은 한시적이나 못 배운 고통은 평생 간다. 어느 도서관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있다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닐지라도 성공은 성적순이다.

태국은 대학입시과목에 제2외국어로 한글을 포함 시키려 준비 중이다. 미수교국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도 한글학교가 1개 있다. 각종드라마가 한류에 불을 지펴 세계청소년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은 이집트에서 주몽은 이란에서 한류를 휘몰아쳤다.

사극이 그들에게 인기인 것은 역사적 자부심과 상통하고 남녀가 마구 껴 앉는 상스러움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 한인 학교에서는 여기에 발맞춰 어린이들의 글짓기대회가 활성화되고 현지인들의 한글 관심에 일조를 해야 한다. 또한 현지 발간되는 한인신문들은 현지인들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인터넷상 한글 표현이 갈수록 문자파괴가 된다. 타자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 맘 데로 줄여 쓴다. 발음 나는 데로 쓰며 개발된 쌍 욕도 슬슬 집어넣는다.

말은 듣는 대상뿐이지만 글은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알려진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가면 글은 세상 한 바퀴 도는 속도이다. 학교방학 때에 더욱 심한 건 초등학생들의 왕성한 활동 때문이다.

어느 연예인이 자택에서 숨쉰 채 발견되었다는 식의 악의적 장난도 도를 넘는다. 모두 막장 가기 경쟁하며 재미난 듯 떠든다. 이젠 커진 국력만큼이나 인품을 가꿀 일이다.

세종대왕님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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