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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민의 대외관계 여론
최영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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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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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 최영호 교수

지난 12월 3일 일본 내각부는 2011년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보다 17일이나 일찍 발표된 것이다. 일본의 대외관계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의식을 파악하여 외교정책에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1978년부터 매년 10월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항목은 6가지로 (1)일본과 외국과의 관계, (2)경제협력(대외원조), (3)유엔에서 일본의 역할, (4)대외경제, (5)해외 일본인 보호, (6)일본의 역할 등이다. 일본 전국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일본인 가운데 3천명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전문 조사기관의 조사원이 개별 면접을 통해 청취하고 기록하는 방식을 취했다. 대상자 3천명 가운데 1,912명(63.7%)으로부터 유효한 회답을 얻어낸 것으로 발표되었다.

한일시평은 2006년부터 (1)일본과 외국과의 관계에 관한 조사결과를 가지고 주변국과의 외교관계에 관한 일본 여론의 변화를 설명해 오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미국, 러시아, 중국, 한국 등 최우방국 혹은 주변국에 대한 친근감이나 외교관계가 전반적으로 크게 변화가 없는 가운데 미약하게 나아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것은 2009년 새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가 정권 초기에 외교정책을 원활하게 펼치지 못하다가 올해 들어 약간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일본국민들이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작년 2009년의 조사에서 지나칠 정도로 주변국 외교에 대한 평가가 좋게 나타났던 것에 비하면 아직은 회복 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조사결과를 통해 최우방국 미국에 대한 일본인의 친근감이 근래에 들어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41.4%) 또는 ‘비교적 친근감을 느낀다.’(40.5%)라고 대답하여 미일 외교관계에 관한 긍정적 평가가 작년의 79.9%보다 2.0% 증가했다. 이번 친근감 수치는 최초로 80%를 넘은 것으로서 일본의 여론조사가 실시되기 시작한 1975년 이래 가장 긍정적인 평가로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올해 3월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때 미국정부가 ‘Operation Tomodachi (도모다치 작전)’을 통해 재해구조, 부흥지원에 적극 나선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미일관계가 어떠한지를 묻는 설문에는 ‘양호하다고 생각한다.’ (20.8%), ‘대체로 양호하다고 생각한다.’(52.6%)라고 대답하여, 양호하다는 평가가 작년보다 0.4% 증가한 73.4%에 그쳤다. 이것은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평균 수준이며 2009년의 81.8%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치이다. 일본 국민들이 미국에 대한 친근감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일본정부의 대미 외교 노력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기 끝난 이후 11월 중순에 호놀룰루 APEC회의에서 일본 총리가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제휴협정) 교섭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TPP 교섭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미일 간 인식의 차이가 드러나게 되면 역으로 대미 친근감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교섭 결과에 따라서 대미 관계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한편 러시아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국민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친근감은 13.4%로 나타나 작년보다도 0.6% 떨어졌고 재작년 보다는 2.0% 떨어졌다. 주변국 가운데 러시아에 대해서는 일본인의 친근감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이러한 적은 수치의 변화에서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러일관계에 대한 양호도 평가가 17.0%로 나와 작년의 22.7%보다 무려 5.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작년 11월에 러시아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방영토를 방문한 사건의 여파가 강하게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중일관계에 관한 평가에서는 작년에 영유권 분쟁을 원인으로 하여 최악의 평가가 나왔던 것에 비해 올해는 약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친근감이 26.3%로 작년에 비해 6.3% 올라갔고, 중일관계에 대한 양호도 평가도 18.8%로 작년의 8.3%에 비하여 10.5%나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친근감과 양호도 수치 자체가 아주 낮기 때문에 중일관계가 회복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중일관계에 대한 양호도 평가가 러일관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중일 양국관계가 여전히 원만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끝으로 한국과의 외교관계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자. 우선 한국에 대한 친근감 평가는 62.2%로 작년의 61.8%에 비해 0.4%의 미미한 상승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도 35.3%로 작년의 36.0%에 비해 0.7% 하락했다. 부정적인 인식의 하락폭이 긍정적인 인식의 상승폭에 비해 다소 높기는 하지만 작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미국에 대한 친근감에는 이르지는 못하지만 일본인들이 한국을 가장 친근한 주변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울러 한일 외교관계의 양호도 평가는 58.5%로 나타나, 작년의 59.9%에 비해 1.4% 하락했다. 또한 양국관계가 양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도 36.0%로 나타나, 작년보다 0.7% 하락했다. 양호하다는 평가의 하락폭이 양호하지 않다는 평가의 하락폭보다 약간 높은 점을 들어 작년에 비해 올해 들어 양국관계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여론조사에 나타난 변화 규모가 별로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수치를 가지고 외교관계 양상의 변화를 논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한다. 여론조사 결과는 독도문제를 비롯한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양국 국민의 견해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양국 정부가 비교적 원활한 외교관계를 지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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