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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정주외국인 배제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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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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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 최영호 교수

최근 일본 민주당이 당대표 선거에서 재일외국인의 당원의 투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지난 12월 2일에 열린 당규약 검토위원회가 이제까지 인정해 오던 외국인 당원이나 외국인 지지자에 의한 투표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방침은 현재 대표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2년 9월에 실시될 당대표 선출부터 적용된다. 재일한국인을 포함하여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정주외국인들에 대해 일본 의회가 지방참정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이번 민주당의 방침 변경은 정당의 당원으로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마저 축소시킨 것이다.

현재 일본의 정당 가운데 민주당은, 공명당, 사민당과 함께 18세 이상의 정주외국인에게도 당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에 자민당과 공산당의 경우에는 18세 이상의 일본국민에게만 당원 자격을 한정하고 있어 외국인의 정당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민주당에 국한하여 대표 선출에 관한 당 규칙을 보면, 임기 도중에 대표를 교체하는 경우에는 신속한 결정을 위하여 소속 국회의원 투표만으로 선출한다. 하지만 임기 만료에 따른 차기 대표 선출의 경우에는 국회의원 뿐 만 아니라, 당의 공천을 받은 의원 후보자, 소속 지자체 의원, 그리고 일반 당원과 지지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 1명당 2점, 공천 받은 의원 후보자 1명당 1점을 부여하며, 지자체 의원 전체에게는 총 100점을 부여하고 득표수에 따라 점수를 배분한다. 또한 당원과 지지자의 경우는 중의원 선거구 총 300개에 1점씩 부여하며 각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득표자에게 점수가 가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점수를 모두 합하여 그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대표로 선출되며 만약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없을 경우에는 1위와 2위에 의한 결선 투표를 통해 대표를 결정한다. 결선 투표에서는 현직 국회의원과 공천 받은 자만이 유권자가 된다. 이렇게 보면 대표 선출에 있어서 사실상 당원과 지지자의 영향력이 극히 미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당원과 지지자가 투표를 한다고 해도 이들이 대표 선출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민주당이 대표 선거에서 외국인을 배제시킨 것은 외국인 참정권에 대한 비판론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여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 상황에서 민주당대표 선출 과정에 외국인이 참여하는 행위가 곧 국가정책에 대한 외국인의 관여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견해를 수용한 결과다. 또한 자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 성향의 정치가들이 민주당의 외국인 당원에 의한 정치헌금을 문제 삼아 지속적으로 여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가운데 당 차원에서 앞으로 외국인 정치헌금 수수의 기회를 줄여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도 하다.

오늘날 일본 사회의 보수화 경향에 따라 일본의 지방에서도 주민투표에서 정주외국인의 참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가와사키시(川崎市) 등 16곳의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정주외국인의 참여를 규정하고 있고 그 외의 수많은 지자체가 지역 현안을 둘러싸고 외국인 주민의 투표 참여를 허용해 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에현 마쓰사카시(三重県松阪市)에서 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불온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야마나카 미쓰시게(山中光茂) 현 시장이 외국인에게도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방 활성화를 위한 기본조례안을 제시한데 대해, 10월 초부터 2개월 간 주민의 의견을 공모한 결과 160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의견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외국인 참여 허용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회의지방의원연맹’ 등의 단체가 외국인에 대한 주민투표권 부여가 실질적인 참정권 부여이며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주민들의 반대 의견에 봉착하자 야마나카 시장은 내부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하며 12월 중에 지방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하기로 한 일정을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야마나카는 2009년 1월에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당시 33세의 나이로 일본 최연소 시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비교적 우파적 성향을 띠고 있는 정치가이며 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방 특유의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정치가 이상으로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아무리 외국 국적자라고 해도 이들이 주민인 이상 지자체 활성화 정책에 적극 관여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총 17만 정도의 인구를 가진 마쓰사카시에는 외국 국적자로 브라질과 필리핀 국적자를 중심으로 3,700명가량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정주외국인 가운데는 우리가 역사적 존재로 인정하고 있는 특별영주권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일제시기 일본에 거주했던 자와 그 후손들에게 안정적인 거주 조건을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한국과 일본이 협정을 맺어 영주권을 부여한 자들이다. 일반영주권자들과는 달리 역사적으로 일본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 온 사람들이다. 18세 이상 성인으로서는 오늘날 2~3세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뉴커머 재일외국인들과 달리 대체로 한반도로의 귀환은 생각하기 어렵고 한반도 국가 국민으로서 정체성도 지극히 희박하다. 엄연한 일본 사회의 정착 주민인 이들에게까지 일본의 정치권이 지역문제 참여의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이해하기 곤란하다. 이들에게 일본 국적으로의 귀화나 자녀들의 일본 국적 선택을 유도하고 있는 행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와 함께 재일한국인 특별영주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외국인 참정권에 대한 일본사회와 정치권의 위협과 반대에 직면하여 조직적 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 1995년 2월에 일본 최고재판소가 정주외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 부여 문제가 헌법상 금지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자, 그 후 민단은 조직을 들어 지방참정권 획득을 위한 합법적인 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일본의 보수 우익 세력이 갖은 언설과 행동으로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에 대해 비교적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민주당도 집권 이후 무기력함을 보이고 있다. 때마침 한국이 2012년 4월 총선거 때부터 재외국민에게 전면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자, 민단 조직에서는 종래 일본의 지방참정권 획득 움직임이 쇠퇴하는 한편 한국의 재외국민 선거에 적극 참여하자는 움직임이 강렬해지고 있다. 이렇듯 특별영주권자 단체에서 일반영주권자 단체로 이행하고 있는 듯 한 조직의 정체성 변화는 민단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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