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민단본국사무소

재일동포사회의 대표적인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창립 65주년 기념행사가 18일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성대히 거행됐다.

민단은 창립 60주년이 되던 지난 2006년, 당시 하병욱 단장이 독단적으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의 화합을 조건으로 ‘일본지방참정권 요구와 탈북자 지원 전면 포기’라는 조총련의 요구를 수용하는 바람에 민단내부의 반발과 외부의 압력으로 사퇴하는 등 소위 ‘5.17사태’로 창립 60주년 행사를 치루지 못했다.

지난 1945년 10월 조국의 광복에 발맞춰 재일교포 사회에 「재일조선인련맹(조련)」이 결성됐으나 신탁통치문제로 좌우대립이 격화돼 「조련」에서 이탈한 반공청년 중심의 「조선건국촉진청년동맹(건청)」이 결성됐다. 건청은 1946년 1월 「신조선건설동맹(건동)」이 결성되자 건동과 합동으로 1946년 10월 3일 도쿄(東京) 히비야(日比谷)공회당에서 「재일본조선거류민단(거류민단)」을 발족해 귀국사업후원, 민생문제 지원 등을 위해 GHQ(연합군 최고사령부) 및 일본정부와 협상하는 등 재일동포사회를 이끌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더불어 재일동포 사회 유일한 공인단체로 인정받은 거류민단은 1994년 4월 「재일본대한민국민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 65년 동안 민단은 재일동포의 법적지위 확립과 민생안정, 문화향상, 국제친선과 조국의 발전, 평화통일의 실현을 방침으로 내세우며 수많은 운동과 사업에 진력해 왔고,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 했을 뿐만 아니라 모국의 수해피해 복구와 올림픽 성금 모으기 등 수많은 부분에 공헌해 왔다.

반면, 민단은 남북한의 이념대립의 영향으로 조총련과 반세기 넘게 대립과 반목의 길을 걸으며 한국정부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동안 민단은 90만 재일동포사회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단체로 자리매김했으나, 글로벌화와 긴밀한 네트워크가 요구되는 21세기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점차 일본에 동화되고 있는 재일교포 사회의 정체성 확립과 새롭게 일본에 진출하고 있는 뉴커머와의 협력과 융합, 일본 내 재일교포의 법적지위 문제와 정치력신장 등 민단이 짊어질 많은 숙제들이 앞길에 놓여있다.

일각에서는 '이제 민단은 시대의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와 포용을 바탕으로 한 재일동포 사회를 아우르는 새로운 민단 상 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차세대 육성과 동포사회 결집을 강조하고 있는 정진 단장의 말처럼 새로운 민단의 변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정진 민단 단장을 비롯한 민단관계자와 한일친선의원연맹 소속 의원들과 한일친선회 회원,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민주평통 김현욱 수석부의장, 우근민 제주도지사, 한일 정⋅관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한편, 민단 창립65주년을 맞아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재일동포들은 국군포로와 전시·전후 납북자는 물론 신숙자씨 모녀를 기억하기 위한 물망초 배지 달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물망초 배지 달기 운동’은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가진 ‘물망초’ 배지는 국군포로와 전시·전후 납북자 10만여 명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6·25 전시납북자가족회가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은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활동으로 미 의회 의원들은 물론 각종 인권단체가 참여하고 있고, 조만간 독일 교민들도 동일한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