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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의 묘가 부족한 선관위의 재외선거 업무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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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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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내년 4월 11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미주지역 일부 언론에 ‘국외부재자 신고 및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에 대한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그동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재외국민참정권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 셈이다. 그런데 재외선거인 등록 개시일이 11월 13일로 되어 있다. 달력을 쳐다보니 13일은 일요일이다. 공관의 경우 토, 일요일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국경일까지도 휴무한다.

일요일부터 유권자 등록 신청을 받는다니 생업에 바쁜 재외국민에 대한 배려 때문인지 아니면 참정권 실현의 첫걸음은 유권자 등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 때문에 중앙선관위가 공휴일까지도 반납해가며 유권자들을 위해 봉사(?)에 나서고 있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것만은 아닌 듯싶다.
유권자 등록 시작일인 13일이 일요일인 이유를 묻어보니 “국회에서 법으로 그렇게 규정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13일이 일요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선관위 업무를 도와줄 인턴 직원도 이미 뽑아놓은 상태라고 한다. 등록 기간은 11월 13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만을 위한 1회성 행사인지 아니면 선관위가 내년 2월 11일까지 지속적으로 토·일요일에도 선관위 업무를 처리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언론을 통해 게재한 광고를 살펴보면 재외국민참정권 관련 유권자 등록신청 대상자를 국외 부재자와 재외선거인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외 부재자란 한국 내에 주민 등록이 되어있거나 영주권자중 거소 신고가 되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또 국외 부재자의 경우는 우편 신고로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내에 거소신고 또는 주민 등록도 되어있지 않은 영주권자의 경우는 문제가 다르다. 용어부터가 부재자 신고로 되어있는 국외 부재자들과는 달리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대상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등록 신청 시 유효한 ‘여권 원본’, ‘영주권 원본’을 지참하고 반드시 공관을 방문하도록 되어 있다. 영주권자도 재외국민에 해당된다며 참정권을 부여한 한국정부이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시작부터 불평등한 게임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본인 여부에 대한 확인 때문인 듯싶다. 만약 그 같은 이유 때문이라면 오히려 해법은 간단하게 풀 수 있을 것 같다. 선관위 관계자가 공관에 앉아 유권자가 찾아오기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찾아가면 될 일이다. 공관에서 현재 순회 영사업무를 실시하듯 말이다.

그럼에도 선관위 관계자들은 또 법과 원칙 타령이다. 법으로 공관을 방문해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이번에 공관을 찾아가 유권자 등록 신청을 한다고 해도 돌아오는 대선에서는 또다시 공관을 찾아가 유권자 등록을 다시 해야 한다고 한다.
진행되고 있는 재외국민참정권의 모습을 보면 이솝 우화에 나오는 두루미와 여우의 이야기가 연상된다.

한국 공무원들의 경우,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을 앞에 두고 흔히 들먹이는 소리가 ‘법과 원칙’이다.
선거인 등록 신청 기간이 일요일(13일)부터 시작되는 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선 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요일에 시작되는 유권자 등록을 위해 인턴 직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선관위 관계자의 답변이다. 공휴일이지만 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으니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유권자들이 일요일에 공관을 별로 찾을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 들린다. 허긴 홍보가 전혀 안됐는지 일요일인 13일에 선관위가 유권자 등록 신청업무를 볼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권자도 별로 없다. 심지어 선관위가 일부 언론에 게재한 광고에도 일요일인 13일에 등록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라는 구절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찾지도 않을 유권자들을 위해 법과 원칙 때문에 일요일에 인턴 직원들까지 동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혈세의 낭비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법과 원칙이라는 족쇄에 스스로를 가두어 두는 선관위의 모습을 어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수동적인 모습으로 법과 원칙만을 외쳐대는 선관위의 모습보다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능동적 자세로 선거 관리에 따른 운영의 묘를 살려나가는 선관위 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필자만의 바람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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