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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위기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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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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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26.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 대니얼 홍 교육전문가 ]


US 뉴스&월드리포트, 워싱턴 먼슬리, 포브스 등이 제각기 대학순위를 발표하는 시즌이 돌아왔다. 하지만 순위는 지원자를 근시로 만든다. 대학에 진학하는 정확한 이유와 장기적 계획 없이 남들이 알아주는 높은 랭킹에 오른 대학에 들어가려고 집착하느라 앞날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높은 순위의 대학에 합격해 주변의 칭송과 부러움이 쏟아지는‘가문의 영광’을 누리며 시작했지만,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휴학 또는 군복무 자원입대를 선택하거나, 스트레스로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 못할 ‘가문의 비밀’, 그리고 졸업 후 학자금 융자를 갚지 못해 또 다른 빚을 얻어 돌려 갚기를 한다는 ‘가문의 수난’ 소식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현 시점의 최대 관심사는 대학 교육과 일자리의 연관성이 기대치와 달라서 겪는 ‘가문의 위기’에 있다.

지난 3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마이클 스펜스는 ‘미국 경제구조의 진화와 취업난’이란 논문을 통해 “저임금 일자리는 이미 해외로 빠져나갔고, 고임금 일자리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1990~2008년 미국경제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두 가지, 즉 아웃소싱으로 고급인력 수요는 줄고, 저임금 일자리는 소폭 증가했지만 보수는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 현상의 결정적인 문제는 계절을 타거나 경제 순화주기를 따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경제구조가 바뀐 것에 있다.

실례로 시애틀의 한 대형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시간당 200달러씩 지불하던 법률 참고자료 관리와 연구를 인도에 있는 로펌에 위탁해 70%나 저렴하게 조달받고 있다.

또한 케이스 자료 수집과 분석을 사람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치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미 전국적으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ㆍ소프트웨어 엔지니어ㆍ건축사ㆍ변호사ㆍ보험ㆍ화학ㆍ물리 연구원 등이 하는 일을 해외로 아웃소싱 하는 바람에 연간 10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6억5,000만 달러의 임금이 밖으로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순위 대학을 염원하며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고임금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는 추정에 근거해 교육에 올인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고용 시장이 개선되려면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미 아웃소싱과 테크놀로지가 대학 교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프린스턴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대학 졸업자가 많으면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못 박고 “대학 졸업장이 좋은 일자리로 인도할 것이라는 믿음은 틀렸으며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오산에서 온다.”고 일침을 놓았다.

결국 높은 교육 수준=개인과 국가의 번영이란 방정식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대적 착오로 낙인이 찍혔다. 그렇다면 랭킹 발표로 판매부수를 올리려는 시사지ㆍ잡지 그리고 한치라도 순위를 당겨보려는 대학, 모두가 현시대의 흐름을 올바로 읽고 대학 지원자에게 다음과 같은 경고문을 곁들여야 한다.

“현재 미국에는 바텐더 8만 명, 파킹장 요원 1만8,000명, 식당 종업원 31만7,000명이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또한 제군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학업에 투자하고 저임금과 오버타임 근무조건을 감수하겠다는 인도와 중국 등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학 졸업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대학 순위나 뒤적이고 있다면 ‘가문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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