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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조장하는 반이민법
뉴욕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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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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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26.  뉴욕 중앙일보 <테미진단> / 차주범 민권센터 교육부장 ]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의 애리조나 SB.1070을 필두로 버지니아, 앨라배마 주 등지에서 반 이민 법안들이 도미노 현상으로 연속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 단지 이민자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미국의 인권단체들도 반 이민 법안이 야기할 부작용을 지적해 왔다.

최근 이런 걱정이 기우가 아님을 증명하는 사건이 앨라배마에서 발생했다. 앨라배마의 한 상수도 공급회사인 ‘Montgomery’s Water Works’는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합법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그러면서 앨라배마에서 통과된 이민관련 주법에 근거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제 앨라배마의 이민자들은 생활의 필수 요소인 수돗물을 사용하려면 본인의 신분을 밝혀야 하는 황당한 사태에 직면했다. 잔인한 이민단속 조항들로 구성된 앨라배마 반이민법은 원래 9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법정소송 결과 시행보류 명령을 받은 상태다. 이번 신규 방침이 논란이 되자 해당 상수도 공급회사도 일단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적용을 보류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

앨라배마 사건은 반인권적인 법률이 등장하면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를 보여주는 사례다. 반 이민 세력은 법률을 확대 해석하거나 또는 침소봉대해 일상생활에서 인종차별과 인권침해를 불러오는 근거로 사용한다.

법률이 특정 행정 절차에 대한 규정을 넘어 이민자를 표적으로 한 각종 불합리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근거로 쓰인다는 뜻이다. 결국 반이민법은 이민자를 탄압하는 대중심리가 구축되는 기재로 작용한다.

미국에서 유색인종이 잘못된 법률과 대중들의 광폭한 공격의 희생양이 된 현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흑인이 표적이었다. 남북전쟁 직후 연방정부는 수정헌법 14조를 마련해 인종차별을 철폐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쟁 전까지 노예제도를 운영하던 남부 주에서는 이에 반발해 인종차별을 보장하는 자체 주법을 양산했다. 그 중 하나가 유명한 루이지애나의 “분리하지만 평등하다(Separate But Equal)”는 자기 모순적인 논리를 앞세운 공공 운송수단에서 흑백분리를 공식화한 법이다.

이후 연방 대법원이 합헌 판결을 내리면서 식당, 극장, 공원 등 거의 모든 장소에서 흑백분리는 공공연한 방침으로 시행됐다. 어떤 백인들은 아예 “검둥이 사절”이란 사인을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 앞에 공공연히 내 걸은 경우도 많았다. 당시의 잘못된 판결은 1954년에 이르러서야 공립학교에서 흑백분리를 철폐하려는 사람들이 진행한 소송의 결과(브라운 판결)로 뒤집혔다.

앨라배마에서 벌어지고 작금의 상황은 이렇듯 과거의 인종차별 역사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과거의 “검둥이 사절”은 오늘날 “이민자 거부”의 형태로 나타난다. 각주의 반이민법이 단순히 서류미비 자를 솎아 내려는 목적만 있다고 과소평가하면 오산이다.

반이민법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은 전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을 불러온다. 이는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이민자를 혐오하는 사회 분위기를 촉발하고 극단적으로는 인종 혐오범죄까지 발생시킨다. 불과 수년 전 롱아일랜드에서는 엘살바도르계 이민자가 길을 가다가 이유 없이 백인 청소년들의 칼에 찔려 살해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21세기가 개막하고 강산이 한 번 변할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전 세기에서 횡횡했던 차별과 인권침해가 여전한 현실을 살고 있다. 반이민법 제정의 열풍을 예의 주시하며 반대운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부지역을 진원지로 한 반 이민 토네이도가 전국을 휩쓰는 불행을 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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