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2.24 토 17:19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기고
새 생명의 출생은 민족생존의 디딤돌과 사닥다리
강효삼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09.2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강효삼 / 중국동포 작가, 자유 기고가 ]


   
당면 중국조선족이 처한 각종 위기 중에 그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인구의 급감이라 할 수 있다. 인구출산 증가의 근원지였던 농촌에 가면 지금은 닭울음소리는 들려도 아이들 태어나는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설사 울음소리가 들린다 해도 나이 많은 노인들이나 질병으로 하여 사망하는 사람들을 슬퍼하는 눈물이 대부분이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한다.

예로부터 성현들은 사람의 존재를 귀중히 여겨 “천지지간 만물지중(天地之間 萬物之中)에 유인(有人)이 최고(最高)”라 했고 그것이 전통처럼 내려와 한 국가나 한 민족의 후대 교육과 양성의 근간이 되어왔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은 물론 그 존재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가장 주요한 구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우리 조상들은 아무리 생활이 가난해도 자식 낳는 것만큼은 게으르지 않았고 그렇게 오랜 세월 떠돌면서도 후손들을 생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 연유로 우리민족은 산산이 흩어지거나 침략자들에게 끌려가 타민족으로 강제동화 되고 생활고에 시달릴 대로 시달렸어도 이 만큼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때론 인구를 늘리기 위하여 자식을 낳지 못하는 남녀 성인들을 반쪽 인간으로 밖에 취급하지 않았는가 하면 후대를 얻기 위한 일이라면 심지어 도덕과 윤리를 벗어나면서까지 ‘씨받이’ 풍습을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 우리 조선족은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 같다. 그것은 사람이 많이 사는 나라에 와서 살면서도 사람이 많은 것을 꺼려해 산아제한에 너무나도 모범이 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산아제한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가는 내가 살던 고향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독신자녀가정이 자그마치 90세대나 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만일 둘을 낳았다면 90명의 학생이 더 있게 되는 것이고 그만큼 학생이 보장되었다면 그렇게 일찍이 학교가 문을 닫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문을 닫은 조선족 마을이 어디 한 두 곳뿐이겠는가.

언젠가 한 결혼식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한 학교 교장이 축사를 하며 “더도 말고 아이 셋만 낳아서 우리교원들의 밥통이 끊어지지 않게 해 달라”는 목매인 하소연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솔직하고도 절절한 호소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얼마나 학생이 절박했으면 그리고 또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그랬을까 싶었다.

조선족학교 교장과 교원들의 운명이 오로지 학생 수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이야말로 그 얼마나 보배로운 일인가.
‘관을 보아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처럼 한때 아이들이 태어나는 울음소리가 그토록 귀찮고 부담이 되어(물론 지속적으로 가난했기 때문이지만) 그 울음을 그치게 하는 낙태수술도 서슴지 않고 타 민족보다 앞장서 자행하며 태어나는 아이들의 울음을 막았기에 살아가는 부담이 적고 편안해졌다고 기뻐서 웃었겠지만, 누가 알았으랴! 이 청량하고 아름다운 울음을 절단한 탓에 슬프고 무거운 울음을 울게 될 줄을.

우리는 ‘아이들이 태어나는 울음은 단순한 울음이 아닌 내일의 웃음이지만, 아이들이 없는 웃음은 웃음이 아닌 내일의 눈물’이라는 것을 이제 깊이 실감하게 된다.
하여 최근 필자는 조선족사회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감지하였다. 한 가정에서 첫 아이가 있은 지 십년도 넘게 지나 다시 둘째 아이를 출생하였는데 그 돌에 참석을 해본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아이의 돌 생일에 참석해서인지 가물에 비를 본 듯한 심정이었다. 감개가 무량하였고 그 어느 생일에 참석한 것보다 뜻 깊었다.

최근 어느 한 동네 지인의 손자 생일잔치에 참석하였는데, 그 할아버지가 소를 잡아 온 동네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벌인 일이 있다. 그만큼 이제 우리 조선족이 새로운 세대들의 출생을 귀하게 여기고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지금 중국 조선족은 섭외결혼은 물론 이민족과의 결혼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순수 우리민족 후대들은 날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장차 이 땅에서 민족존재의 심각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토록 이 땅에서 힘쓰며 이룩한 삶의 터전과 모든 성과도 이제 대를 이어 가꾸고 빛낼 후손들이 없음으로 인해 남 좋은 일만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제 새롭게 감지하고 있어 다행이다.

보다 많고 확실한 새 일대(一代)의 출생 ㅡ 이것은 한 가정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조선족의 영광이기도 하다. 그 무엇보다 아기의 출생을 기뻐하고 중시하는 이런 풍조가 조선족사회에서 더 많은 출생아들을 갖게 하는데 좋은 촉진제가 되었으면 싶다.
우리민족은 무엇보다 아기의 출생을 우리민족의 가장 즐거운 명절로 간주하고 누구든 새 아기가 출생할 때 온 마을이 함께 모여 경축하고 축하하는 새로운 관례를 만들어가자. 새 생명의 탄생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민족생존의 디딤돌이요 민족부흥의 사닥다리가 아닐 수 없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