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경제통합과 궁극적 정치적 통합으로의 새로운 한반도 통일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국제학술회의가 22일 개최됐다.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회장 이승률)는 22일(목) 오후 2시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남북경제공동체 건설과 한반도 통일방안의 모색’이란 주제로 '제4회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주변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접경지역에 경제특구를 육성하여 북한 스스로의 변화를 유도하고 자생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들이 거론됐다.

이영선 한림대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비핵화를 전제로 한 이명박 정부의 중도 실용주의적 통일정책은 북한의 전략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건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으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말하고, 북한의 급격사태는 중국과 미국 등 강대국의 개입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3대 세습을 눈감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장은 이러한 북한을 상대로 한 통일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 중국과 대만사이에 체결된 ‘경제협력기본협정’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관련해 서독의 예를 들며, 지원에 따른 남한 내의 분열을 완화 시키고 북한으로 하여금 시장경제 원리를 경험케 하는 ‘상대적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측면에서 개성공단사업은 시장원리를 경험케 하는 좋은 방안이기는 하나, 폐쇄적인 모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내 여러 곳에 개성공단 같은 시장경제를 시도하는 모형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장은 러시아 가스관 설치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갑작스런 행동 변화로 인한 리스크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남북한경제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도 실용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중국 푸단대 Xiyou He 교수는 발제를 통해 한반도 통일의 큰 장애물로 남북한의 불신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라고 진단하고 남북한경제공동체 건설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며, 이와 더불어 산학협력, 사회단체 등 비 정부 영역에서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발제자로 나선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남북경제공동체 구축은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현 남북한의 상황은 상호신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이어 이즈미 하지메 교수는 남북한의 ‘상호불가침’ 합의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경제교류협력과 더불어 평화공존을 통해 남북 간의 동질성을 높여 가는 것이 한국정부가 할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지정토론자로는 안인해 고려대 교수, 배정호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양창석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 유호열 고려대 교수가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렸다.

‘통일부 2011년 민간 통일운동 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통일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엄종식 통일부 차관을 비롯해 남북한 관련 학계, 전문가 등 7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