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재외공관 중 30%는 현지어를 못하는 외교관들이 파견돼 있고, 일정 수준의 영어도 구사하지 못 하는 외교관들이 파견돼 ‘벙어리 외교를 하고 있으며, 외교관들의 해외연수도 미국에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 정책위 의장)은 19일 국회 외통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과 외교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지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교관이 단 한 명도 없는 재외공관은 리비아, 불가리아, 엘살바도르.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전체 공관의 16.7%에 해당하는 26군데나 되고, 단 한명만 현지어를 구사하는 공관은 전체의 12.8%인 20곳 정도에 불과해 우리나라 전체 재외공관의 약 30%가 벙어리 외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주로 자원외교를 해야 하거나 분쟁지속지역인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어서, 현지어를 구사할 수 없을 경우 자원외교도 능동적·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뿐더러 만일의 경우 위기상황이 닥쳐도 즉각적인 대민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현실이 이런데도 지난 2008년부터 실시중인 외교관의 해외연수도 70% 이상이 미국에만 집중돼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벙어리 외교’는 지속될 수밖에 없어 외교관의 다양성과 전문성 부족 현상으로 인한 미국 의존 외교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아직도 우리 외교가 미국중심의 올인 외교, 해바라기 외교, 국내 정치용 외교, 이벤트성 외교, 형식적 외교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한국 외교의 다각화와 다양화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중동과 아프리카 전문 외교관을 집중 육성해야 하며, 다자외교에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