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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에게 문은 열리는 것인가코리안 드림과 중국 조선족 삶에 대한 또 하나의 사고
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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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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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삼 / 중국동포 작가, 자유 기고가 ]


   

한국 법무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사실에 의하면 만 25세 이상의 조선족(중국동포)은 한국의 연고자(친족)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방문취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다만 전산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3년 유효한 방문 복수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이런 사항에 대해 중국 언론매체는 즉각 ‘시험보지 않고도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식으로 대서특필했고, 한국 전문 여행사들은 ‘이제 누구나 한국에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식의 광고를 내 한국에 가고 싶어도 조건과 기회를 잡지 못해 안달하는 많은 중국 조선족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돌아보면,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코리안 드림’은 이를 바라보는 중국 조선족의 시각에 득과 실, 희와 비가 엇갈리는 평가를 산출했다. 어떤 이들은 한국행은 중국 조선족에게 경제적 실리뿐 아니라 시장경제에 대한 관념을 갱신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사고방식과 생활방법을 개선시키고, 한평생 밑바닥에서 소외받고 멸시받던 많은 민초들이 새로운 시대에 진정한 인간가치를 찾아 향유하게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어떤 이들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절규하면서 ‘결국은 한국행 때문에 중국 조선족이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말도 전혀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닌 듯싶다.

지금 중국 조선족은 중국이란 땅에서 새로운 시대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민족존재의 구심점이나 다름없던 농촌집거지가 점차 해체되고 있고, 학교가 문을 닫고 있으며 도덕수준이 떨어지는 등 조선족들 삶의 지반이 날로 흔들리면서 이 땅에서 그토록 앞서가려 노력하던 조선족들의 창조적 정신마저 많이 쇠퇴해졌다. 대신 찰나주의와 향락주의 등 잘못된 가치관이 점차 팽배해 지면서 조선족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민들의 경우 대부분 코리안 드림과는 관계없이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이고, 설사 농사를 짓는다 해도 많은 토지를 임대했거나 소유한 “지주”가 아니어서 큰 수입을 올릴 수도 없다. 그 밖에 조선족지구에 가보면 생태자원도 이젠 대부분 조선족소유가 아니다. 워낙 가진 것이 많지 않은데다 상품 시장경제시대를 살면서도 타민족에 비해 장사수완이 떨어지는데다 인맥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창업을 하는데도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이러한 것들이 코리안 드림으로 인해 조선족에게 오랜 세월 잠재되어 있던 찰나주의 한탕주의가 가져다준 병폐로 치부하더라도 이미 현실의 문제가 되었기에 우리는 부득이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 수밖에 없는데 그 해결책은 바로 지금까지 지속된 코리안 드림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만일 지금까지 한국정부가 경제적인 면과 사회혼란을 빙자하여 중국 조선족들의 코리안 드림을 멈추게 한다면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 비록 연해지구나 대도시에 진출하여 성과를 올리는 조선족들이 적지 않고, 그 밖에 임금을 많이 받는 계층이나 사업에 성공해 경제기초가 튼튼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난다고는 하나 아직 조선족사회의 근본을 이루는 수많은 농민들에게는 숙련된 기술과 자본이 없어 도시에 와서 경제활동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한 얼마 안 되는 토지에 매달리기보다는 한국행이 훨씬 더 빠른 부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 세인들의 생각이다.

이제 가난은 어디나 통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다른 민족들에게 뒤지고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마저 위협받고 있는 조선족들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닌가하는 점이다.

현실처럼 각박한 것은 없다. 오늘 중국 조선족 존재의 성패는 코리안 드림과 연관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경제적 급장성에 힘입어 부지런하고 일 욕심 많은 중국 주류민족이 앞서 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실력마저 뒤떨어진다면 우리는 더 빨리 타민족에게 먹힐 수 있는바, 수고는 많아도 워낙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다 상품 시장경제에 살면서 장사수완도 별로 없고 인맥도 부족한 조선족은 애써 중국 땅에서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빨리 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한국에 가서 돈을 버는 것이다.
한국인과 같은 언어와 풍속, 습관을 가진 조선족에게는 한국에서 노동시장에 종사하는 방법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최종의 목적은 아니고 돈을 벌어 중국에서 조선족으로 잘 살기위한 과정으로 되어야 하지만…

한편, 코리안 드림은 조선족들이 잃어가고 있는 민족정체성을 살리는데도 좋은 밑거름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조선족 집거지가 점차 사라져가고 교육과 문화가 쇠퇴하면서 중국 조선족은 심각한 정체성갈등을 겪고 있다. 솔직히 말해 아무리 정책이 좋다 해도 소수민족으로서의 동화는 피할 수 없다. 이것은 강박이 아니라 자연동화다. 우리 자신이 한족중심권의 주류사회에서 보다 낳은 삶을 살기위해 자신을 변신시키는 방법의 하나이다. 하여 타민족으로 동화가 되느냐? 아니면 그냥 조선족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준엄한 갈림길에서 중국조선족의 대량적인 코리안 드림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런 자연동화를 많이 지연시키거나 막아주어 소수민족을 상실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체성의 흔들림으로 날로 심각해지는 민족동화의 위험 앞에서 이를 해소하고 민족의 의지를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이 한국행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한국행은 먹을거리로부터 시작하여 언어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배워 알게 됨으로써 민족정체성을 크게 고양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위해서도 우리의 코리안 드림은 지속되어야 하는데 최근 한국 법무부의 밝힌 ‘만 25세 이상의 조선족(중국동포)은 한국의 연고자(친족)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방문취업이 가능하다는 것. 다만 전산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3년 유효한 방문 복수비자 발급.’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정부의 또 하나의 동포애적 배려라 볼 수 있다.

누구는 한국에서 문을 열면 열수록 가뜩이나 침체상태의 조선족사회가 이로 인해 더 침체될 것이라 우려하지만 나는 이번 한국정부의 새로운 조치는 조선족이 조선족으로 살아가는 것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 조선족의 보편적 경제이익과 그리고 정체성 확립을 위한 미래 전략적 비전을 감안해 조선족의 한국행 길이 막혀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제 그처럼 오래 기다렸던 자유왕래의 문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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