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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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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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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14. 한겨레신문 <야! 한국사회> /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

‘펀더멘털이 개선됐다’고
정부는 너스레를 떨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구조가
악화된 경우가 적지 않다


   
▲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2008년 9월15일. 글로벌 투자은행 중 하나인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화산처럼 폭발했다. 그로부터 3년. 금융위기 직후의 극심한 위기감은 이제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매우 취약한 상태다.
3년 전 금융위기는 과도한 모기지 대출과 이를 기초로 한 파생금융상품을 매개로 한껏 부풀어 올랐던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시작됐다. 금융위기는 생산 위축과 소비지출 감소, 실업자 급증 등 실물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이에 세계 각국은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을 통해 보조를 맞춰 대규모 적자재정과 제로금리, 양적완화 등으로 경기 후퇴에 맞섰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공황’의 악몽이 현실화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세계 경제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버블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민간 부실을 공공부채로 떠안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공공부채가 급증했다. 그리스 등 남유럽의 피그스(PIIGS) 국가들은 막대한 부채 위기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세계경제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미국 또한 벼랑 끝 대치를 거쳐 가까스로 정부 채무상한선을 조정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미봉책에 가깝다. 연방정부 채무 14조3000억달러를 포함해 21조달러를 넘는 공공부문 채무를 단기간에 해소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가 예상보다 큰 4470억달러 규모의 2차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했으나 실제 집행 가능성과 경기 진작 효과에 대해 시장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추이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재하락 또는 정체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고용 회복도 한없이 더뎌 미국의 실업률은 경제위기 전보다 두배쯤 높은 9% 언저리를 계속 맴돌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는 동안 민간 주도의 경기 회복세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또는 기도)했다. 하지만 현실은 큰 괴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민간의 실물경기 회복은 더딘 반면,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은 증권시장의 미니버블을 만들고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을 치솟게 했다. 2008년과 같은 급격한 금융시스템 붕괴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장기 침체 또는 장기 저성장의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직 세계 경제위기가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은 어떤가. 정부는 ‘펀더멘털이 개선됐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구조가 온존하고 있거나 오히려 악화된 경우가 적지 않다. 2008년 이후 미국·유럽은 민간부채 조정을 했지만, 한국은 그사이 가계부채가 더욱 부풀어 올랐다. 부동산 폭등기인 2005~2006년에 108조원 늘어난 가계부채는 2009~2010년에도 107조원이나 늘었다. 가계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같은 기간 130%대에서 155% 수준까지 올라 경제위기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전체 부채도 1200조원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 총액과 맞먹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와 함께 현 정부는 수출대기업을 지원하고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 고환율·고물가 폭탄까지 만들어 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세계적 유동성 과잉 속에서 증권시장에 쏟아져 들어온 외국 자본은 언제든지 떠날 채비가 되어 있다. 이런 마당에 한국 경제의 앞바다에는 저출산 고령화 충격이라는 쓰나미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밀려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여야 정치권 어느 쪽도 이 같은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잘못된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역량과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어쩌면 문제해결 역량의 부재가 한국 경제의 진짜 위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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