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0년 오사카마이니치(大阪每日) 신문/ 도쿄니치니치(東京日日) 신문의 경성(서울)지사에서 펴 낸 ‘반도이면사(半島裏面史)’에 실려 있는 명성황후와 흥선 대원군 사진.

1895년 10월 8일(음력 8월 20일) 새벽, 경복궁 안에 있는 건청궁의 옥호루에서 일본 낭인들의 손에 비참하게 시해당한 명성황후(1851~1895)는 시신마저 향원정의 녹원에서 불살라지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 정부의 지시를 받은 일본공사 미우라 고로의 주도로 이뤄진 이 국모시해 사건이 바로 을미사변(명성황후시해사건)이다.

고종과 더불어 국정을 논하고, 실질적으로 외세가 가장 경계했던 인물 명성황후. 망국으로 치닫는 조선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명석하고 날카로운 지성의 소유자였던 황후는 쓰러져 가는 조선을 위해 섬세한 감각을 가진 유능한 외교관으로 반대세력에 대항해 싸웠으나 일본에 의해 처참히 살해를 당했던 것이다.

▲ '반도이면사' 내용중 명성황후 관련 부분.

세계 뛰어난 어떤 왕비나 황후와 견주어도 결코 손색이 없는 황후였으나 그동안 변변한 사진하나 남아있지 못했다. 간혹 초상화나 당의를 입고 찍었다는 사진들이 소개되기는 했으나 진위논란에 휩싸여 인정받지 못했다.

본지는 최근 일본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로부터 평상복을 입은 명성황후 사진을 입수했다. 1940년 오사카마이니치(大阪每日) 신문/ 도쿄니치니치(東京日日) 신문의 경성(서울)지사에서 펴 낸 ‘반도이면사(半島裏面史)’에 실려 있는 이 사진은 명성황후를 기억하고 있는 한국 통감부 시절의 베테랑 기자들이 적은 것이어서 명성황후 진짜 사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수경 교수는 이 사진은 ‘여우사냥’이란 이름으로 시해를 주도했던 미우라 고로가 ‘샤프(sharp)한 얼굴에 여성으로서는 실로 드문 재능 있는 호방한 사람’이란 표현을 쓴 것이나,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파헤친 일본의 역사학자 야마베 겐타로(山辺健太郎, 1905∼1977)가 사료로 확인한 내용과도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평상복 차림의 사진이기는 하나 이번에 찾아낸 명성황후 사진은 귀중한 사료로 평가될 만한 것이다.

▲ 1940년에 발간한 '반도이면사'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