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功 돌리는 사회, 책임 돌리는 사회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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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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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22 매일경제 <기자24시> / 이유진 기자 ]


   
▲ 이유진 기자

지난주 미국 유타서 열린 한ㆍ미과학기술학술회의. 그래핀 연구로 유명한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셋째날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30분에 걸친 발표의 마지막 화면에는 학생들 단체사진이 떴다. 그와 함께 연구하는 학생과 연구원들이다. 그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연구그룹에 감사드린다"며 말을 맺었다.

28세에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화제가 된 함돈희 교수는 본인 발표 중간에 생뚱맞게 다른 사람을 소개했다. "제가 교수였지만 학생에게 배우는 부분이 더 많았다." 그는 함께했더라도 다른 사람 역할이 큰 부분은 꼭 언급했다. 당사자는 물론 없는 자리였다.

`우리 연구팀`으로 뭉뚱그리는 일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웬만해서 일일이 연구자를 소개하지 않는다. 모두의 수고가 한 사람의 공으로 돌아가는 일도 적지 않다. 물론 연구를 막 시작하는 학생들보다 연구의 방향을 지도한 교수의 이름이 더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공은 이미 독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빼어난 아이디어 하나로 과학의 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는 지났다. 날로 복잡해지는 실험을 혼자 할 방도는 없다. 욕조에서 유레카를 외쳤다거나, 몇 날 며칠을 머리를 싸매 수백 년 내려온 난제를 풀었다는 얘기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훌륭한 연구는 밤늦게까지 실험실을 밝히는 젊은 연구자들의 시간에 빚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연구자들에게 보상 대신 책임의 화살만 돌리는 일이 잦다.

김필립 교수와 한 실험실에서 연구하던 홍병희 성균관대 교수는 5년이 채 되지 않아 그래핀 응용 분야에서 손꼽히는 인물이 됐다. 김 교수는 학회에서 홍 교수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남의 돌을 밑에서 빼면 모두 무너지지만 제 것을 남의 위에 올리면 함께 높아진다. "잘된 건 네 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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