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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과 중국조선족의 삶에 대한 사고
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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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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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삼 / 중국조선족 작가, 자유 기고가 ]

 

   
▲ 강효삼 자유기고가

요즘 들어 중국조선족사회에 코리안 드림 즉, 한국행만큼 사람들의 주의력이 집중되고 이목을 끄는 화제는 없는 것 같다. 이는 또한 월경민족으로, 인접하고 있는 고국인 남북한이 항상 중국조선족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인식된다.

중국조선족이란 개념이 생성된 후부터 오늘까지 남이든 북이든 그들과의 인연이 끊긴 적이 있던가. 우리들의 정치생활이나 물질생활이나 문화생활로부터 희망사항에 이르기까지.
또 한 때는 북한과 연결되었고, 이젠 남한과 연결되어 살고 있는 중국조선족의 삶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목전에서 열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코리안 드림은 중국조선족에게 희비와 명암이 엇갈리는 삶의 결과를 수없이 만들고 있는데 희(喜)보다는 비(悲), 명(明) 보다는 음(暗)에 쏠리어 대우받고 사랑받는 일보다는 멸시받고 소외받는 일이 더 많은 듯싶어 중국조선족을 위해 정의와 양심을 호소하는 언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특히 영화 ‘황해”를 통해).

하지만 세상만사는 복잡다단하다.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조선족들의 실상을 들여다 볼 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욕망이 있다. 한마디로 아무리 이렇다 저렇다 해도 그들은 그래도 한국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한국에 가서 현장에서 직접 뛰는 중국동포들의 실태를 눈으로 보고 왜 사람들이 아직도 ‘한국! 한국!’하면서 한국으로 밀려드는가를 더욱 깊이 알게 되었다. 확실히 한국에는 아직 일자리가 많고 소비도 높지만 임금 또한 상대적으로 높아 체류할 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책이 이뤄진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얼마든지 잘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추상적으로 혹은 어떤 준비된 개념에 의하여 그들이 고생하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면만을 너무 과장하거나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 들어와 중국에 있는 것보다 더 어려워진 사람들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나는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반면, 실지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에 나가있는 재한동포들의 상황보다는 우리가 직접 몸담고 사는 중국조선족사회의 현황이다. 지금 중국조선족사회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은 세인이 다 아는 사실이다. 농촌은 피폐해졌고, 학교가 문을 닫고, 출생률은 낮아지고, 도덕성은 뒤떨어지는 등 민족사회에 존재하는 허다한 문제 중에도 필자가 생각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조선족사회의 분화(分化)라는 것이다.

지금 중국조선족은 바야흐로 분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민으로 귀화한 사람과 그래도 조선족으로 살려는 의지를 지닌 사람들, 비록 조선족이라지만 생활환경의 변화로 실상은 동화된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이렇게 조선족사회가 세 부류로 분화되어 간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결과로 이미 국적을 변경해 한국인이 된 사람들은 중국조선족사회에 관심이 없거나, 있어도 관심이 있다 해도 말이 조선족이지 실은 한족이나 다름없는 사람들로 민족사회를 외면하고 있어 가뜩이나 적은 조선족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제 조선족사회는 중국조선족으로서의 그 동질성과 정체성을 보존해가려는 의지와 신념을 가진 사람들, 이를테면 지성인, 학자, 교수, 민족간부, 중소학교 교원, 학생, 기업인, 문화인등과 한국에서 돈 벌어 중국에 와서 중국조선족으로 살려는 재한조선족들이 근간이 되어 유지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이들은 알고 있다. 자신들은 다 같은 한민족의 일원이기는 하지만 필경은 중국조선족이라는 것을…….

돈보다는 자유와 평등, 인격을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같은 언어 같은 문자를 가진 같은 민족의 나라라 해도 자신의 존재나 개성이 위축을 받는다면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살지언정 위축받으며 한국인으로 살려하지 않을 것이다.

민족사회를 굳건히 견지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민족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호를 가진 사람들이 민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두고 날이 갈수록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개혁개방으로 국가의 발전 속도가 빨라 이에 힙 입어 중화(주체)민족은 잘 되어나가지만 어쩐지 그에 비해 우리 조선족은 잘 못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민족정체성유지는 이상으로 멀어져가고 대신 현실적 삶은 더욱 유혹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지금 중국조선족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역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것 같다. 가장 두려운 것은 지금까지 우리 민족 앞에 닥친 많은 어려움들이 전 민족적인 것의 영향권에 있었다면 이제 이 어려움은 월경민족인 중국조선족ㅡ우리만의 어려움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이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 역사적 책무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제 우리는 자칫하면 코리안 드림으로 경제적인 실리는 챙겼지만 정신적으로는 혼란을 가져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며, 고국도 믿을 수 없고 우리가 오래 몸 붙이고 산 이 땅의 믿음도 놓쳐 버릴 수 있다.

이러한 실제 난관을 헤쳐나 갈 돌파구를 객관적 원인에서 찾기보다는 바로 우리민족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지난날 우리는 우리 부형들이 이룩한 공로의 발판을 딛고, 나라에서 주는 소수민족우대정책에 의거해 살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앞길을 헤쳐 나갈 자생능력을 많이 잃고 살아왔던 것은 아닌가 싶다.

평등이란 기초위에서 자신도 모르게 잠재해있던 이러한 약점은 한국에 가서도 자연스럽게 표출되어 한 민족, 한 동포이기에 마땅히 한국정부로부터 돌봄을 받고 우대를 받아야 된다는 관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한민족이면서도 바로 중국의 조선족이란 점을 명심하지 않는다면 부딪치는 많은 난관 앞에서 쉽게 방황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중국조선족이라는 이 점을 명심하고 그러한 자세로 사고하며 지혜와 방법을 모색하여 우리 나름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효삼(姜孝三) : 필명 효문, 1943년 3월 22일 흑룡강성 연수현 출생, 1958년 상지중학 졸업, 1985년 연변대학조문학부(통신) 졸업, 1961년 교육사업(소학교, 중학교), 1983년 문화사업, 1995년 퇴직, 1963년부터 문학창작 활동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시, 수필 아동문학작품등 500여 편 발표. 시집 ‘봄비’와 ‘먼 훗날’ ‘저 하늘 너머’가 있음. 연변작가협회 회원. 흑룡강작가협회 회원. 현 자유기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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