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회장선거 관련 긴급 임시총회가 6월 30일(현지시각) 오후 7시 일리노이즈 ‘쉐라톤 스위트 ELK 글로브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임시총회는 101명의 회원이 참석해 성원성립요건인 100명을 간신히 넘겨 개최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101명의 참석자 중에 정회원이 아닌 사람이 여러 명 섞여있고, 당일 행사장에서 회비를 납부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김재권 당선자 측에서는 참석자 명부를 파악해 성원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본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서는 김재권 당선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고, 유진철 씨를 24대 회장으로 재선출했으며 7월 1일(현지시각) 취임식을 치른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경로 전 뉴욕한인회장을 제명처리 했다.

지난 5월 28일 미주총연 정기총회에서 김재권 후보가 유진철 후보를 누르고 제24대 미주총연 회장으로 당선된 바 있다. 이후 부재자 우편투표에 대해 유진철 후보 측은 부정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해왔다.

양측의 회원들에 대한 회비대납이 공공연히 이뤄져 왔고, 관행화되다시피 한 이 선거가 원천적으로 부정선거라는 것이 교포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논란 속에 김재권 후보는 정기총회를 겸한 이날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았고 7월 중 회장취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유진철 씨 측은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유진철 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김재권 당선자가 자신을 만나 부정선거 의혹 무마용으로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재권 당선자는 선거패배에 따른 위로금조로 준 돈이라며 무마의혹을 부인해왔다.

양측의 갈등이 지속된 가운데 남문기 미주총연 회장은 68명의 회원들의 소집 요청으로 임기종료를 며칠 앞두고 선거관련 긴급 임시총회를 소집한 공문을 지난 17일 발송했다. 이를 두고 김재권 당선자 측은 미주총연 정관 규정상 15일전에 발송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과 장소의 미확정, 공문 날짜 불합리 등의 이유로 6월 30일 소집한 긴급 임시총회는 불법이라며 반발해왔다.

김 당선자 측은 이번 임시총회가 불법이기 때문에 참석자체가 의미 없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회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반면, 101명의 참석자들은 유진철 씨를 지지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유진철 씨를 제24대 미주총연 회장으로 재선출했지만, 기존 정기총회에서 1,000명이 넘는 회원들에 의해 당선된 김재권 당선자를 101명의 회원들이 모인 임시총회에서 결과를 뒤집는 꼴이어서 미주총연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권씨를 지지한 미주지역 모 한인회 회장은 “만일 그들(유진철 씨 측)의 주장대로 부정행위가 있었다하더라도 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거나, 법정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면 될 일을 소수가 모여 임시총회라는 이름으로 기존 당선자를 당선무효 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주총연은 이번 임시총회의 결정으로 내분이 격화될 조짐이다. 어느 한 쪽이 양보하거나 물러서지 않는 한 분열은 이제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