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생태문화축제는 연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 생태문화축제의 가장 중심이 되고 있는 코드는 단연 ‘전통된장오덕문화축제(조선족전통된장축제)’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기본으로 한 생태문명건설을 기치로 매년 열리는 이 행사에는 최근 ‘연변민들레생태산업연구유한회사’가 십여 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연변민들레생태마을의 무공해 콩을 원료로 조선의 전통기법과 현대화한 발효기술로 만든 ‘조선족전통된장’과 이를 바탕으로 현대화한 양조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오덕된장술’이 선을 보였다.

‘조선족전통된장’은 유구한 역사와 풍부한 영양가, 질병예방기능, 민족음식문화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돼 2009년 6월 연변조선족자치주와 길림성의 무형문화재로 등재되기도 했다.

연변대학교 고적연구소 최문식 교수는 최근 조선족전통된장과 한민족의 음주문화, 현대화된 양조기술 3자를 문화적으로 접목해 개발한 오덕된장술의 문화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최 교수는 중국문헌에 콩의 기원지인 중국 동북지방을 발원으로 해서 ‘(한민족은) 스스로 청결함을 즐기고 장양에 능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의 문헌에도 7세기 말 메주가 등장하고 있고 이후 메주는 임금의 혼인예단품목에 오를 만큼 진귀한 식품원료로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고려시대에 와서 된장은 이미 우리민족이 즐겨먹는 음식으로 자리매김 했고, 간장과 고추장과 더불어 ‘장 3총사’로 대접받고 있다.

최 교수는 “전통농경문화를 전승해 온 우리 한민족은 평화적이고 자수(自守)적이며 낙천적이고 우아함과 단정함을 숭상하는 민족적 성격을 소유하고 있어서 식용과정에서 전통된장의 다섯 가지 특성을 집약한 문화적 표현으로 ‘큰 덕(德)’자를 붙인 ‘된장의 오덕(五德)’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생활취향과의 관계를 인격화한 ‘오심(五心)’이란 표현도 사용한다고 밝혔다.

다른 맛과 섞여도 제 맛을 잃지 않는 단심(丹心),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는 항심(恒心), 기름진 냄새를 제거해주는 불심(佛心),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선심(善心),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화심(和心) 등 이러한 ‘오심(五心)’의 사상은 된장이 우리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온 전통음식이고 전통술은 우리민족과 운명을 같이 하여 온 전통음식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전통된장과 전통양조기술 그리고 현대화한 양조기법을 결합해 제조한 ‘오덕된장술’은 우리민족의 전통음주문화의 일대 승화를 불러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오덕된장술의 문화적 의미를 “바로 중국 연변에서 처음으로 전통된장을 원료로 된장술을 만들어 냈다는 점과 생태환경보호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는 21세기 초에 창의적으로 고안하고 제조하였다는데 깊은 의미가 있다.” 밝혔다.

또 최 교수는 오덕된장술에 나타난 ‘오심문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 번째 단심문화는 한민족은 수많은 내외적 시련에도 민족과 향토를 사랑한 지조를 지켜왔으며,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려는 투쟁을 버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화심문화는 단결과 화합의 전통공동체문화를 정착시키고 호방하고도 집단적이며 개성적이면서도 화합적인 민족성격을 형성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항심문화는 농경문화와 결합되어 한번 먹은 마음이 변치 않는 견인분발의 정신문화를 우리민족 전통문화에 고착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선심문화는 적극적인 협력정신과 상부상조하는 생활문화는 우리민족의 선량하고 진지한 인간관계문화를 반영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 불심문화로는 적극적인 사회참여의식과 스스로 심신을 정결하게 다스리는 자정문화(自淨文化)로 우리민족의 사회⋅윤리문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오덕된장술은 우리 백의민족의 유구한 음식문화정보를 담은 새로운 하나의 참신한 문화부호”라며, “오덕된장술의 개발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피로를 해소하고 교제를 활성화시키며 단순한 경제효과를 추구하는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웰빙 음식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에 우리민족의 전통음식문화를 세계화하려는데 주목적을 둔 담대하고도 과학적이며 책임 있는 사회적 행위”라고 덧 붙였다.

오덕된장술이 생태환경 보존과 전통문화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