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회원에 대한 일방적인 제명 사태로 소송을 당한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이하 한상총연)이 오는 21일 시카고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한상총연이 차기 회장만 선출한다고 그동안 제기된 한상총연의 내홍이 치유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히려 사태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 한상총연은 차기 회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모든 권한을 6인으로 구성된 전직 총회장들에게 위임한 상태이다. 물론 시각에 따라 단체의 원로들인 전직 총회장들에게 수습을 위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사들도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정관에는 분명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장을 선출하고 회비를 납부한 이사들이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회장들이 옥상옥의 역할을 해가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두고 출발선부터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항은 현재 후보자로 나선 인사들에 대한 자격시비이다. 2007년 임계순 회장은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이정현 씨를 제명 조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현 씨는 남문기, 하기환 회장 체제로 양분 되었던 한상총연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6인위원회의 위원으로 그리고 현재는 정주현 호에서 수석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이정현 수석부회장의 공식적인 복권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기 회장 후보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제명 이후 공식적인 복권 조치도 없이 수석부회장이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을 새삼 이제와 들추는 이유 역시 ‘뻔할 뻔’자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한상총연의 모습을 지켜보면 산 넘어 산 같은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한상총연의 모습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한상총연의 관계자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때는 서로가 형님, 동생, 누이 해 가며 화기애애하던 한상총연의 집안 꼴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를 두고 모두가 함께 반성하자는 것이라 한다.

사실 한상총연의 내홍의 원인은 간단하다. 회장 감투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과거 미주 한인사회에서 한상총연이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던 시절에는 어느 관계자의 말처럼 회장 자리를 두고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식으로 서로가 양보하며 별 잡음 없이 화기애애하던 집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 한상총연이 회장 자리를 두고 법정 투쟁까지 불사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을 연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재외동포재단의 동포정책 실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두 가지 이다.

첫 번째는 재외동포재단이 주관하는 세계한상대회가 화근이라는 지적이다.
한상총연이라는 단체의 실상을 살펴보면 이 같은 지적은 십분 이해도 가며 일리도 있다는 생각이다.

우선 한상총연은 미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직능 단체의 대표자들의 연합체도 아니다. 오죽하면 한상총연을 두고 특정 인사들의 놀이터라고까지 했을까 싶다.
그럼에도 재외동포재단측은 한상총연에 대한 정확한 실체도 파악하지 않은 채 세계한상대회의 운영위원 감투를 4개씩이나 배분했다.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하사받은 운영위원 감투를 나누어 주는 것은 한상총연 회장의 권한이다. 인지상정이라고 회장 측근 인사들의 차지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얼마 전 정주현 회장에 대한 탄핵의 철회 조건중 하나로 측근들이 차지하고 있는 운영위원 감투를 이사장에게 주는 조항이 등장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재외동포재단이 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원하는 후원금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주현 회장은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지난 2년간 1만 8천 달러의 후원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재외동포재단 지원금 내역에 대해 이사장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문제가 되고 나서야 재외동포재단측은 정 회장으로 부터 지원금 사용 내역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하튼 투명하지 못한 재외동포재단의 단체지원금이 한상총연 내홍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은 알고 있을까 싶다.

한상총연의 공중분해를 원하는 회원들의 자조 어린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차기 회장 출마자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