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지난 3월 11일에 발생한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오늘까지 사망자와 실종자가 최소 2만 7000여 명에 이르고 피해자 수는 50만 명을 훨씬 넘고 있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에 의하면 재산 피해 총액은 3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하며 앞으로의 재건 비용도 수백억 달러에서 1천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연일 불길한 소식이 전해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결과에 따라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사회는 전반적으로 질서정연하고 차분하게 피해 복구에 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까지 재일동포 사망자가 4명으로 보도되는 등 재일동포 사회도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을 앓고 있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동포 단체의 구호 움직임도 활발하다. 민단과 총련의 활동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재일동포 사회가 피해 복구를 위하여 어떠한 자구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재일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는 대지진 발생 직후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상황 파악과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현재 민단신문은 성금과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고 사진 특집 보도를 통하여 민단의 지원활동 상황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정진(鄭進) 민단 단장은 지난 23일과 24일 양일에 걸쳐서 피해가 심한 지역을 돌고 해당 지방 조직에게 지원금을 전달했다. 또한 피해 지역 민단의 임원들은 동포들의 가정을 직접 개별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구호품을 전달하고 했다.

이외에도 따뜻한 음식을 피난민들에게 제공하는 사례도 알려지고 있다. 민단신문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3월 15일 미야기현(宮城縣) 민단 부인회 회원들이 센다이 총영사관에 피신한 한국인 유학생 등에게 식사를 제공했고, 27일 점심에는 아키타현(秋田縣)과 이와테현(岩手縣)의 민단 임원과 부인회 회원들이 이와테현의 한 피난소에 나와 밥을 지어 일본인과 동포 피해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때 육개장 스프 100인분, 돼지고기 스프 400인분, 김밥 300개, 김치 50㎏ 정도를 점심 식사로 제공했다고 한다 (民團新聞, 2011년 3월 28일).

북한계 총련 조직에서도 재난극복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3월 25일 허종만(許宗萬) 총련 책임부의장은 일본적십자사 본사를 방문하여 북한정부의 위문금 10만 달러를 전달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일본적십자사에는 10만 달러, 재일동포에게 50만 달러의 위문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총련 중앙본부는 대지진 발생 직후 ‘긴급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원 활동에 들어갔다. 미야기현에 있는 東北朝鮮初中級학교 등 피해 지역에 조직원을 보내어 식품, 쌀, 음료수, 약품 등을 전달했다.

또한 피해 지역의 총련 조직을 최대한 이용하여 현지 동포 가정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위문하고 있으며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인과 재일동포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조선신보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야기현 총련 본부가 각 지역 동포들이 보낸 구호물자로 밥을 지어 피해지역 일본인 주민에게 제공했다. 이때 총련 청년단원 20여 명 등이 자원하여 돼지고기 된장국과 주먹밥, 김치, 우유 등을 약 400명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朝鮮新報, 2011년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