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그동안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유지되던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회장 정주현)가 차기 회장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월 19일 정주현 회장과 정병식 이사장은 자신들의 권한으로 권석대 씨와 리처드 조 씨를 일방적으로 제명을 시킴으로써 당사자들과 회원들의 반발은 물론 법정 소송까지 전개될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 지난 5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는 이흥재 수석 부회장에 대한 제명 조치를 현장에서 결의하는 등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어 향후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연합회)의 향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 정주현 회장과 정병식 이사장은 자신들이 직권으로 지난 2월 19일 권석대 씨와 리처드 조 씨를 제명 처분한 이유에 대해 “권 씨가 차기 23대 회장 당선자로, 리차드 조 씨는 선거관리위원장을 사칭했다”는 주장했다.
또 지난 5일 최현경 수석 부회장의 주재로 개최된 라스베가스 임시 총회에서의 이흥재 수석부회장을 제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고성방가로 회의장의 질서를 깨뜨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회장과 이사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 그리고 상벌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통한 공식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단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더구나 평회원도 아닌 상임위원회의 위원장 그리고 수석부회장을 일방적인 제명 조치 한 비상식적인 행동은 납득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리처드 조 씨는 자신은 정관에 의해 지난 한상대회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선거관리위원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권석대 씨 역시 자신은 선거관리위원장이 공고한 선거절차에 의해 당선된 23대 회장이라는 입장이라며 향후 23대 연합회의 회장으로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주현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최현경 수석부회장의 주재로 개최된 이번 라스베가스 임시총회에서는 ‘23대 회장 선출을 오는 5월 시카고에서 열릴 정기총회에서 추대 형식으로 선출’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 수석부회장의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현재 시카고의 정병식 이사장과 LA의 이정현 수석부회장이 차기 회장 출마를 저울질하며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23대 회장 감투를 노리는 정병식 이사장과 이정현 수석부회장간의 양보 또는 협상이 불발될 경우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는 결국 한 지붕 두 가족의 모양새를 청산하고 두 지붕 두 가족이 아닌 세 개의 단체로 분열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연합회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동안 연합회는 하기환과 남문기가 이끄는 두 개의 단체가 지난 2009년 4월 30일 양측이 3인씩 내세운 화합위원들 6인이 모여 7개항에 달하는 합의 사항에 서명한 후 전격 통합을 선언한다.

하기환 측이 임명한 위원은 김영복, 김영창, 이정형 3인이며, 남문기 측이 임명한 위원은 권석대, 이흥재, 최현경이다.

이들이 통합의 조건으로 합의한 7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단일화를 위한 제22대 회장으로 정주현을 추대한다.
2.차기 회장은 회장 등록금 $20,000.00과 회장 회비 $10,000.00 도합 $30,000.00을 정기총회 이전 Cashier's Check로 화합위원회에 제출한다.
3.차기 이사장은 시카고 정병식, 부회장 3명중 2명은 이흥재(대외) 최현경(대내) 사무총장은 강태영을 추대한다.
4.그동안 단일화를 위해 화합위원으로 활동했던 권석대, 최현경, 이흥재, 이정현, 김영창, 김영복 위원과 서정석을 포함하여 7인으로 구성된 상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권석대를 추대한다.
5.상임위원회의 기능은 회장을 돕는 일은 물론 회장의 독주를 제재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 단일화 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수용하고 해결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6.정관 기준은 화합차원으로 양재일, 서정석 재임시 년도로 한다.
7.이상 결정된 사항은 당대에서 변경할 수 없다.

정주현 회장 역시 이상의 조건에 동의하며 합의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정주현 회장은 합의문에 동의 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속한 $30,000.00는 화합위원회에 납부하지 않은 채 회장에 취임했다.
또 정주현 호는 출범직후 사사 건건 양측의 인사들이 대립하는 바람에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특히 LA출신의 정 회장과 시카고 출신의 정 이사장의 반목은 심각할 정도였다. 서로가 뿌리가 다른 조직의 출신들이 진정한 화합 차원의 통합이 아닌 감투 배분을 통한 통합에만 충실(?)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라는 시각이다.

하여튼 그동안 곪았던 내부 문제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장 선출 문제를 위해 지난 대구 세계한상대회에서 열렸던 이사회를 기점으로 결국에는 폭발한 것이다. 당시 이사회에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장 선출이라는 안건이 상정됐었다.

회칙대로 선거관리위원장 1명을 선출하자는 안건이 상정되자 정주현 회장은 통합 이전의 사정을 고려해 선거관리위원장을 2명으로 하자는 안건을 제안했다. 우선 선거관리위원장을 두 명 뽑자는 정 회장의 발상부터가 놀라운 일이지만 참석이사들은 이 자리에서 정화장의 손을 들어주며 뉴저지의 리처드 조 씨와 워싱톤의 김영창 씨를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한다.

그러나 현재 이 부분을 두고 양측은 의견이 엇갈린다. 이사회 사회를 보았던 강태형 사무총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된 사항은 선거관리위원장을 두 명으로 한다는 사실뿐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김영창, 리처드 조 두 사람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의장이었던 정병식 이사장은 며칠 후 권석대 씨에게 보낸 이 메일을 통해 당시 선출된 두 명의 선거관리위원장 중 김영창 씨는 정회원 자격에 문제가 있어 리처드 조 씨가 적법한 선거관리위원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고 있다.
하지만 웬일인지 정 이사장은 며칠 후 또다시 정족상의 문제가 있다며 대구 세계한상대회에서 열렸던 이사회는 원천 무효라고 태도를 바꾼 후 애틀랜타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 놓았다.

그러나 리처드 조는 자신은 적법하게 선출된 선거관리위원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회장 선거 공고 후 단독으로 회장 등록을 마친 권석대 씨가 차기 회장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회원들에게 통보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