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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대북정책 ‘압박’만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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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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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23. 경향신문 <정동칼럼>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 양무진 교수
지난 3년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와 지하핵실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등 북한의 핵억지력은 강화됐다. ‘비핵·개방·3000 구상’의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관광객 피격사건, 개성공단 직원 억류사건, 대승호 사건, 대청교전,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남북관계는 대결과 대립의 연속이었다.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도 실패하였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북정책의 실패 요인은 민족문제와 평화통일에 대한 철학의 빈곤, 대북정보에 대한 자의적 해석, 정책조정 기능 미숙, 전략 부재 등이 혼재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실패 요인은 대화와 협상에 대한 몰이해에 있다.

北 진정성·南 유연성 부족 평가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절충안을 주고받으면서 입장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다. 남북고위급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은 많은 절충안을 제시했다. 북측은 의제와 관련, 1차안으로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에 대하여’를 제시했다. 2차안으로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에 대하여’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단순히 견해만 밝히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3차안으로 1번 천안함 사건, 2번 연평도 사건, 3번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을 제시하였다. 의제 순서를 보다 명확히 한 절충안이었다. 회담일자와 관련해서 2월14일을 제시했다가 절충안으로 18일을 제시했다. 남측은 의제로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시인·사과에 대하여’, 회담일자는 2월 말을 제시했다. 2일간의 회담에서 절충안의 제시 없이 기존 주장만 반복했다. 남북한 모두 회담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중단된 것이 아쉽다. 북측은 진정성이 부족했고 남측은 유연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협상의 관점에서 엄격히 말하면 북측은 우수점이고 남측은 낙제점이다.

지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한발씩 양보하여 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관련, 중국은 ‘우려’라는 표현에 동의함으로써 양보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에서 ‘논의’하는데 동의함으로써 양보했다. 미·중 정상 성명 채택은 한반도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대화와 협상과는 동떨어진 대북압박만을 지속하고 있다. 고위급군사회담 의제로 ‘시인·사과’만을 요구하는 것은 불평등 협상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회담에 남측은 판사로 참여하고, 북측은 죄수로 참여하라는 것이다. 북측이 죄수로 회담에 참여할 가능성은 제로다.

최근 한·미 정보당국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 발사장의 완공과 풍계리 지하핵실험장의 마무리 굴착작업을 확인해 주었다. 물론 이러한 징후들이 포착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이 시점에서 북한 ‘위험론’을 부각시키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위험요인을 조속히 제거해야 한다는 목적은 같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법에는 동상이몽인 듯하다. 한국은 지속적인 대북압박과 제재를 선호하고 있고, 미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선호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은 지난 2년 동안 북한의 핵억지력 강화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실패한 비핵·개방·3000 구상을 복구하고 있다. 대북정책 전환의 시점을 또 다시 놓치고 있는 셈이다.

대화 복원으로 ‘3년 실패’ 만회를

북한은 한·미 키리졸브훈련이 끝나는 3월 중순부터 제2차 대화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4월에 북한은 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미국은 대북식량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북·미 대화와 6자회담이 앞서갈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MB정부는 대북압박만 있었다.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의 복원만이 지난 3년의 정책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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