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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혁명과 광장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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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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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17. 경향신문 <여적> / 유병선 논설위원 ]


“첫 번째 트위터 혁명인가.” 지난 1월14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튀니지 사태를 분석한 기사의 제목이다. 평화적 시민혁명에 꽃과 같은 부드러운 이미지의 별명을 붙여온 관례에 따라 튀니지 사태에 명명됐던 ‘재스민 혁명’은 ‘트위터 혁명’에 자리를 내줬다. 혁명의 불꽃이 2주 뒤 이집트로 옮아붙으면서 ‘트위터 혁명’은 수명을 다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이 30년 무바라크의 독재를 무너뜨렸다며 ‘SNS 혁명’이란 새 이름을 얻은 것이다. 별명만 달리하며 변화의 바람은 ‘중동의 봄’으로 번지고 있다.

   
ⓒ 일러스트, 경향신문
“M(모바일)혁명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집트 사태에 대해 갈팡질팡해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무바라크의 퇴진을 보고 난 뒤 이집트에 새로운 이름을 추가했다. 시민들이 스마트폰이나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고 역사를 바꾸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이란의 M혁명을 지원하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하버드대 역사학교수 니얼 퍼거슨은 오바마의 이집트 사태 대응은 낙제라고 혹평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무바라크가 민중봉기에 직면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한 적이 없으며, 전략적 사고의 부재를 질타했다. 큰 틀에서 보지 못하면서 M혁명을 제대로 실감했겠느냐는 역사가의 탄식이 들리는 듯하다.

“왜 혁명은 트윗되지 않는가.” 유명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지난해 10월 미 시사주간 ‘뉴요커’에 SNS 혁명론에 거품이 있다며 이 같은 제목을 달았다. 요약하면 관계의 고리가 약한 SNS가 혁명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집트 ‘SNS 혁명’과 비교되곤 하는 1987년 한국의 ‘6월 항쟁’에는 트위터도 SNS도,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었다. 카이로와 서울의 공통점이라면 군사독재에 대한 염증과 민주화에 대한 갈망이 폭발적으로 분출했고, 혁명의 분화구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SNS에 홀려 간과하고 있는 광장이 그것이다. 광장에 모인 ‘행동하는 시민’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게 해준다. 그러나 그 관계에서 사람들은 같이 있어도 따로 있을 뿐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렇다. 사이버의 접속은 불만과 열망을 아무리 공유해도 손 뻗으면 뺨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만 한 거리에 같이 있지 않음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같이 또 따로’다. 그래서 광장을 찾는다. 따로 있던 이들이 같이 하는 곳이 광장이다. ‘따로 또 같이’에서 변화의 힘이 증폭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주주의의 봄이 광장에서 시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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